이재명 대통령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현대사는 우리 국가 공동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 분들에 대해 지나치게 소홀했다”며 “각별한 관심과 보상, 예우에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려 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재명 정부도 보훈과 안보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참석해 “국가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고, 우리는 그걸 국가안전보장 또는 안보라고 부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엔 17개 주요 보훈단체장 및 회원을 포함해 6·25전쟁 참전 유공자, 무공수훈자, 5·18 유공자 유족, 서해 수호 유족, 국가유공자 후손 및 제복 근무자 등 160여 명이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오찬 시작 전 영빈관 마당에 나와 이들 참석자를 한 명씩 영접하며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께 우리가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또 다른 희생, 헌신할 분들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주 많이 들리는 얘기로,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 이런 얘기가 회자되지 않아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참전용사뿐 아니라 독립운동 유족,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유족을 포함해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해전 등 서해 수호 유공자도 참석했다. 2023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개 비판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최 전 함장의 이름을 부르며 “서해바다를 지켜낸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우고 박수를 유도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회에 신호나 방향성을 주는 것”이라며 “국가를 위한 희생이 있었다면 충분한 보답과 사회적 예우가 있어야 한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철학”이라고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내 보훈비서관 신설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들어 안보와 보훈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보훈과 안보는 보수 진영에서 민주당 정부를 비판하는 단골 소재”라며 “이 대통령은 보훈과 안보에도 공을 들여 중도 및 보수층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