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신한 29초영화제’에서는 혁신상이 신설돼 눈길을 끌었다. 영상 기술과 장르적 측면에서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에 주는 상이다. 29초영화제가 최근 영상 콘텐츠 트렌드인 ‘숏폼’ 패러다임을 이끄는 만큼 영상 인재를 육성하는 통로를 더욱 넓히겠다는 의도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완성도 높은 각본을 쓰거나 색다른 영상미를 갖춘 연출을 선보이는 등 혁신적 기술과 차별화된 시도가 영화산업 발전의 변곡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 같은 모임 이야기’라는 난도 높은 주제 속에서도 올해 영화제에선 뻔하지 않은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일반부 혁신상을 받은 김승현 감독의 ‘Sudden Attack’은 스토리텔링 위주 작품들 틈에서 수준 높은 액션 영화로 주목받았다.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FPS)을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을 마치 실제로 폐건물에 진입해 수색을 펼치는 특수부대 요원처럼 실감 나게 연출해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부 혁신상을 받은 김은소 감독의 ‘우리는 그날의 모임을 기억합니다’는 기술 면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역사 사건인 1919년 3·1운동을 소재로 과거의 작은 모임이 큰 미래를 만든다는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한 동시에 AI를 활용해 영상미를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청년들이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모습을 표현한 AI 애니메이션이 당시 독립운동에 나선 실제 인물을 찍은 사진과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장면이 인상 깊다.
혁신상을 받은 두 감독은 26일 열린 시상식에서 신한금융그룹 회장상과 함께 촬영용 드론을 부상으로 받았다. 수상작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한은행 홍보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