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로 정명훈(사진)이 오는 9월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정명훈은 지난달 아시아인 최초로 라스칼라극장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바 있다. 그는 라스칼라필하모닉과 서울 예술의전당(17일), 부산콘서트홀(18일)에서 이틀간 공연한다.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등을 들려준다.라스칼라필하모닉은 1778년 개관한 오페라 명가(名家) 라스칼라극장 소속 오케스트라다. 라스칼라극장에서 베르디 ‘나부코’ ‘오텔로’, 벨리니 ‘노르마’, 푸치니 ‘나비 부인’ ‘투란도트’ 등 걸작 오페라를 초연했다. 라스칼라필하모닉은 1982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로 독립된 연주회를 열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지휘 거장들의 손을 거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정명훈은 라스칼라필하모닉과 인연이 깊은 지휘자다. 그는 1989년 라스칼라극장에 데뷔한 이후 오페라 9편을 84차례 지휘하고, 음악회를 141회 이끌었다. 이는 역대 음악감독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출연 횟수다. 2016년 러시아 볼쇼이극장에서 베르디의 ‘시몬 보카네그라’를 지휘하는 등 라스칼라극장의 해외 오페라 투어를 이끈 경험도 있다. 2023년엔 라스칼라필하모닉 최초의 명예 지휘자로 추대됐다. 정명훈은 2027년 리카르도 샤이 후임으로 라스칼라극장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이번 라스칼라필하모닉 내한 공연에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니콜라이 루간스키가 협연한다. 루간스키는 2012년 발매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 음반상인 황금 디아파종상을 차지했다. 그는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가장 선구적이고 유성 같은 연주자’라고 극찬한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