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반도체주(株)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3일 장 초반 동반 약세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장비 반입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600원(2.69%) 내린 5만7900원을 나타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500원(1.75%) 하락한 25만2500원을 기록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수출 통제 부문 책임자인 제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에 중국 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과 거래해온 동맹국 기업들이 받을 선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검증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하면서다. 하지만 WSJ 보도대로 미 정부가 VEU 조항을 폐지하면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산 장비를 중국 공장에 들일 때마다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업체들이 매번 수출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