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장비 전문업체 원익IPS가 '한국판 1000인 계획'인 'K-테크 패스'를 통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등 글로벌 기업을 거친 박사급 인재를 확보했다. 올해부터 본격 도입된 K-테크 패스의 첫 성공 사례다.
원익IPS가 코트라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해외우수인재 정착 지원 프로그램 K-테크 패스 1호 인재 유치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K-테크 패스는 우수 해외인재에게 탑티어 비자(최우수 인재 거주비자)와 교육·주거·세제 등 정착을 종합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원익IPS에 온 1호 인재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텍사스대학교(UT Austin)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인 AMAT와 KLA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원익IPS의 글로벌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해외 거래처에 대한 기술 영업을 맡을 예정이다.
정부는 K-테크 패스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명문 공과대학 석·박사 출신과 글로벌 기업의 수석 엔지니어급 이상 해외 인재 1000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 첨단 분야가 주요 대상이다.
정부는 K-테크 패스 인재에 입국·체류·취업 제한이 대폭 완화된 특별비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대상자가 재외공관에 방문하지 않아도 최우수 인재 거주비자(F-2)를 온라인으로 2주 내 신속히 발급하고, 3년 후에는 영주(F-5) 전환 자격을 부여한다.
국내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년간 근로소득세 50% 감면 △자녀의 외국인학교 정원 외 입학 허용 △내국인 수준의 전세대출·보증한도 적용 △금융·통신을 비롯한 행정 서비스 제공 등도 추진한다.
이번 사례는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글로벌 핵심 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치한 첫 성공 사례로, 타 기업에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익IPS 관계자는 "그간 해외 인재 채용 과정에서 겪었던 비자 문제, 가족 정착 지원 문제 등 다양한 진입 장벽이 K-테크 패스를 통해 일거에 해소됐다"며 "자녀의 국제학교 입학 등 부수적 정착 지원까지 제공되어 해외 인재 영입이 더욱 현실적인 선택지가 됐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