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6일 출국한 가운데 한복을 입은 은발의 외국인이 배웅을 나와 화제다.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 정무수석,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환송을 나왔다. 서양식 정장을 입은 이들 사이에서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가 홀로 감색 두루마기 한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38)씨도 같은날 스레드에 "방금 뉴스를 보는데 내가 만든 옷이 나왔다. (이 대통령) 뒤에 서 계신 은발의 여성분은 어떤 직책의 누구신가?"라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화제성이 더욱 커졌다.
모휘니 대사는 1993년 캐나다 외교부에 들어가 국제 무대에서 외교 경험을 쌓았으며 2023년 5월부터 주한 캐나다 대사를 맡고 있다. 그는 주한 캐나다 대사로서는 최초의 여성으로 양국 경제·안보 협력과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모휘니 대사는 소문난 한복 애호가로도 알려졌다.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부터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리셉션 등 공식 석상에서 한복을 입은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그가 지금껏 선보인 한복 종류도 다양하다. 두루마기뿐 아니라 철릭(허리에 주름이 잡히고 소매가 큰 옛 무관 공복 중 하나)을 재해석한 원피스, 전통 누빔 옷을 연상케 하는 재킷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한복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디자이너 황씨는 연합뉴스에 모휘니 대사가 입은 한복에 대해 "조선 후기까지 남아 있던 두루마기는 소매가 좁고 길이가 짧아 남녀 할 것 없이 모두가 대중적으로 입은 일상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현대화 한다면 모두에게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여성의 신체에 맞게 서양식 다트(옷감을 접어 박는 주름선)로 모양을 잡는 등 양장식 디자인을 결합해 만든 '한국식 재킷'"이라고 부연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개량한복을 입은 모휘니 대사의 사진을 올리며 "대사님 멋쟁이시네" "소화를 잘해내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