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었어요" 청년들 확 늘더니…한국 '초유의 상황'

일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하 경활율·전체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 비율)이 청년층과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고령화와 생계 부담 속에 노년층은 노동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반면, 청년층은 구직을 포기하거나 쉬는 비중이 늘며 경제활동에서 멀어지고 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경활율은 49.4%로, 청년층(15~29세) 경활률 49.5%와 불과 0.1%포인트 차이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 10개 지역에서는 이미 노령층 경활률이 청년층을 앞질렀다. 이런 흐름은 지방 중소도시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구, 광주 등 대도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노년층 경활률은 2011년 이후 고령화 영향으로 본격 상승세에 들어섰고, 최근 5년 동안 4.6%포인트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15세 이상 전체 인구의 경활률 증가폭(2.6%포인트)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반면 청년층 경활률은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건설업 일자리 감소, 대기업의 경력직 선호 등 구조적 문제 속에서 '쉬었음' 등 구직시장 이탈자가 꾸준히 늘어난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고령층 노동시장 진입 증가로만 해석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8.2%로 OECD 최고 수준이며,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은 80만원으로 최저 생계비(2024년 기준 134만 원)를 밑돈다.

결국 상당수 노인은 생계를 위해 불안정한 일자리를 떠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8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281만2000명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