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퍼레이드 관람 도중 한 아기가 펼쳐진 돗자리를 밟았다는 이유로 면박당한 사연이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카페에는 "오늘 에버랜드 퍼레이드에서 일어난 일로 속상하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남편과 29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에버랜드를 찾았고, 저녁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많은 인파 속에서 자리를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관람객이 돗자리를 펼쳐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아기랑 같이 보고 싶어서 돗자리 펴놓고 앉아있는 젊은 부부들 뒤쪽에서 서서 보기 시작했다. 노래가 나오니 아기가 신나서 춤추다가 다른 사람의 돗자리를 10cm도 안될 만큼 살짝 밟았다. 돗자리에 앉아있는 아이 엄마가 저와 아기를 째려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가 아기에게 단호히 '이거 밟지 마'라고 얘기하니 아기는 의기소침해져서 춤을 중단하고 무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봤다. 화가 나서 한마디 하려다가 아기가 돗자리 밟은 거니 우리 잘못이라 생각해 참았는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속상하고 분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돗자리 주인들은 자기 신발은 돗자리 구석 위에 뒀던데 아기가 조금 침범했다고 난리고 같은 애 엄마로 그걸 이해 못 해주나, 같이 재밌게 즐기면 안 되나. 아기인데 그 정도는 넘어가 주면 안되나 참 각박한 세상이구나 싶더라. 그 상황에서 아기를 지켜주지 못한 저에게 화났다"고 말했다.
이 사연은 빠르게 확산되며 네티즌 사이에서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네티즌들은 글쓴이를 두둔하며 "돗자리 펴면 자기네 땅인가. 그 정도로 예민하면 집에서 TV로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자식 키우는 사람이 다른 애한테 인선하고는. 결국 뿌린 대로 거둘 것", "야박하다. 아기가 좀 밟았다고 뭐라고 하다니", "나라면 같이 보자고 오지랖 부렸을 텐데 정말 못됐다", "심보가 못됐다", "공공장소에서 돗자리 펴고 자리 맡는 게 오히려 민폐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글쓴이가 아이에게 적절한 제지를 하지 않았고 상황 직후에도 먼저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어찌 됐건 다른 사람의 돗자리인데 '밟지 말라'는 주의를 글쓴이가 해야 했다", "부모가 먼저 사과하면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야박하다고 욕하기 전에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사과했다면 상대방도 민망해서 저렇게 나오진 않았을 것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이후 에버랜드 관련 카페에는 네이버 카페에는 '에버랜드 퍼레이드 돗자리 금지 아닌가요'라는 글이 게재되며 근본적인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에버랜드 이용 안내사항에 따르면 1인용 방석을 제외한 돗자리나 그늘막 텐트는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다른 손님에게 불편을 주거나 근무자가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물품은 반입이 제한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현장에서는 돗자리 사용이 암묵적으로 허용되고 있고, 별다른 제지 없이 퍼레이드 관람 문화로 굳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이용객은 "에버랜드가 실제로는 강경하게 금지하지 않고 자리 맡기 금지라고만 말로 안내할 뿐"이라며 "혼잡한 공간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버랜드 측에서 금지된 물품을 단호히 경고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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