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산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울산버스지부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오전부터 11시간 넘게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 협의를 한 끝에 오후 10시52분께 조정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내용은 총임금 10.18% 인상과 하계 유급휴가 3일 신설이다.이에 따라 이날 오전 첫차부터 울산 시내버스 105개 노선의 운행이 정상화됐다. 파업 전날인 7일에는 전체 노선(187개)의 약 80%에 해당하는 702대가 멈춰서 시민 불편이 컸다. 울산시는 비상수송버스 60대를 투입하고, 택시 부제를 해제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지하철이 없는 탓에 교통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촉발됐다. 통상임금을 기초로 한 시간외수당, 야간근무수당 등이 인상되면서 버스업계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부산버스 노사는 지난달 28일 성과상여금, 하계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반영한 임금 인상률은 10.48%다. 정년도 기존 만 63세에서 만 64세로 1년 연장했다.
울산버스 노조도 이에 준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수익 구조상 감당하기 어렵다”며 맞섰지만 비슷한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울산시는 매년 약 1100억원의 적자 보전금을 버스업체에 지원하고 있다. 울산은 민간업체가 노선을 운영하고, 적자의 96%를 시가 부담하는 ‘재정지원형 민영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시의 적자 보전 규모는 올해 약 14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합의가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버스노조는 오세훈 시장과 면담을 요청하고, 버스에 플래카드를 부착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사측인 서울버스조합 관계자는 “정기상여금이나 전체적인 임금 수준이 부산 울산에 비해 훨씬 높은 만큼 동일한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