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울상이다. 실적과 직결된 정제마진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2분기 정유사들이 일제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4월 평균 4.4달러, 5월 평균 6.6달러 수준이다. 통상 정유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로, 국내 정유사는 이미 손해를 보는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정제마진은 원유에서 휘발유, 등유, 경유, 나프타 등 뽑아내는 석유제품에 따라 기업별로 다른데 국내 기업은 가격이 낮은 나프타, 경유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정제마진이 더 낮기 때문이다.
이달 상황도 좋지 않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석유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으로 브렌트유 기준 4월 배럴당 68달러이던 국제 유가는 이달 5일 65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유제품 평균 판매가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기업 수요 둔화 등까지 겹쳐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서도 적자를 보면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졌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1분기 215억원 영업적자를 낸 에쓰오일은 2분기 적자폭이 800억원대로 불어날 전망이다. 1분기 215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역시 18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1분기 310억원 흑자를 기록한 HD현대오일뱅크는 80억원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하반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제마진 악화로 글로벌 정유회사들이 노후 정제설비를 폐쇄하고 있고, 중국 정유사들도 가동률을 낮추면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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