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1986년 미국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 대수 1700만대를 돌파했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사진), 쏘나타, 투싼 등 인기 모델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덕분이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영향에도 현대차가 꾸준히 성장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5월 기준 누적 판매 대수가 1703만3027대(제네시스 제외)로 1700만대를 돌파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베스트셀링카는 누적 392만대가 팔린 아반떼다. 아반떼는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주관한 '10대가 뽑은 최고의 차량'에서 2만5000달러~3만달러 가격대의 자동차 중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쏘나타, 투싼, 싼타페, 엑센트, 엑셀 등 6개 차종이 각각 누적 10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198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포니 엑셀(현지명 엑셀)'을 수출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진출 20년째인 2005년에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지었다. 이를 발판 삼아 현대차는 2007년 미국 누적 판매 500만대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1000만대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현지 판매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5월에 현대차는 두 가지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며 "1986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누적 판매량 1700만대를 돌파했고, HMGMA에서 생산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9의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의 수입차 관세에도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기대비 8.1% 늘어난 9만1244대(제네시스 포함)를 판매했다. 베뉴(4439대)는 전년 동기 판매량이 74.4% 급증했고, 아반떼(1만5741대)는 같은 기간 18.3% 늘었다. 투싼(1만9905대·14.6%↑), 팰리세이드(1만1207대·10.4%↑)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기아도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동월대비 5.1% 늘어난 7만9007대를 판매했다. 8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다. 특히 K4(1만3870대)는 올해 5개월 연속 월간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다만 현대차·기아가 관세 여파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판매 호조를 유지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3월(13.4%), 4월(16.3%)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5월엔 한 자릿수(6.7%)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수입차 관세 부과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서두른 추세가 5월에는 상당 부분 잦아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앞서 두 달간 구매가 치솟았던 현상이 5월에는 둔화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의 5월 전체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3.2%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완성차 가운데 도요타(24만176대·10.9%↑), 포드(21만9847대·16.4%↑), 혼다(13만5432대·6.5%↑) 증가세를 보였고, 스바루(5만2292대·10.4%↓), 마쓰다(2만8937대·18.6%↓) 판매가 감소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