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하나라도 귀하게 잘 키우자’란 인식이 강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발달장애부터 학교폭력 피해 보장, 교육자금 마련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어린이보험을 내놓고 있다. 최근 혼인율이 증가하고 출생아 수가 10년 만에 반등하면서 어린이보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학교폭력부터 성조숙증까지 보장

4일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어린이보험 보유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28만2269건으로 전년(955만6692건) 대비 약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질병·상해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출생률이 증가하면서 어린이보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는 6만5022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7.4% 늘었다. 지난 3월 출생아는 2만1041명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 출생아가 전년보다 늘어난 건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출생률이 높아지고 출산 연령도 점차 늦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에도 어린이보험은 탐나는 상품이다. 가입 기간이 길고 해지율이 낮아 새 회계제도에서 유리해서다. 미래 고객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보험사들이 앞다퉈 어린이보험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앞서 2004년 국내 최초로 어린이 전용 종합보험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을 출시한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까지 약 559만 건을 판매했다. 연간 출생아 수 대비 태아 가입률이 69.5%에 달한다. 이 상품은 고액 치료비가 필요한 치명적 중병인 다발성 소아암(백혈병, 뇌·중추신경계암, 악성림프종), 중증 화상 및 부식, 4대 장애(시각·청각·언어·지체 장애), 양성 뇌종양, 심장 관련 소아 특정 질병, 장기이식수술, 중증 세균성수막염, 인슐린 의존 당뇨병 등 어린이 질병을 보장한다. 특약으로 학교폭력 피해 등을 보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약을 통해 학폭, 유괴, 납치, 불법감금, 강력범죄, 폭력 등 피해를 보장한다.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됐을 때 보장하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 특약도 운영 중이다.
5세부터 1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삼성화재 ‘마이스타 0515’는 암, 뇌·심장질환 등 중대질병뿐 아니라 독감 치료비, 입원 일당 등을 보장한다. 6년 이상 입원 및 수술이 없을 경우 보험료가 할인된다. 보험 가입 후 보험금 청구 이력이 없으면 더 낮은 보험료로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 KB손해보험 ‘KB금쪽같은 자녀보험 플러스(Plus)’는 신체·심리적 보장을 모두 제공한다. 성조숙증 진단·치료와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등을 보장한다. 언어·행동 발달장애 등 정서적 부분과 관련한 보장도 담겨 있다. 메리츠화재 ‘내맘(Mom) 같은 우리아이보험’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대한 진단비를 감액 기간 없이 첫해부터 전액 지급한다. DB손해보험의 ‘아이러브건강보험’은 치아 보철·보존치료 시 무제한으로 보장한다.
◇등록금 및 유학자금으로도 사용
손해보험사뿐 아니라 생명보험사들도 어린이보험에 뛰어들고 있다. 교보생명은 어린이보험에 교육자금 마련 기능을 결합했다. ‘교보우리아이교육보장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지나면 교육자금 자동전환 기능을 통해 대학 등록금, 해외 유학·독립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납입 기간과 가입 금액에 따라 교육자금 보너스를 최대 28.5% 추가로 적립해준다.미래에셋생명 ‘M-케어 0세부터 건강보험’은 0세부터 최대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어린이 고객의 경우 주계약이 비갱신형이다. 수족구병 진단비 등 어린이 맞춤 특약과 총 41종의 건강·상해 특약으로 맞춤형 보장이 가능하다 점이 특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