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작은 작은 스타트업이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류의 생활에 혁신을 일으킨 발명왕 에디슨 역시 작은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큰 기업들이 떠올리지 못하는 발상을 현실화하면서 자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까지 뻗어 나갔다.스타트업은 오늘날 우리 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제 성장과 산업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초 발표한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창업기업 수는 전체 중소기업의 60.1%를 차지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창업기업의 매출액도 4대 대기업 매출액을 넘어섰다.
더욱이 스타트업들은 기존에 없던 기술과 혁신을 통해 경제구조를 변화시키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혁신적인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존 산업 생태계를 디지털 생태계로 전환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 경제를 급성장시킨 것은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이었다. 그러나 이제 대기업과 제조업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음을 누구나 다 인식하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자리 창출이나 사회환원 효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지만 새로운 발상’을 해내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키워야 하는 이유다.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경제의 동력을 바꿀 잠재성을 지닌 스타트업도 어린아이와 같다. 독자적으로 성장하고 힘을 키우기 전까지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
영국의 경우 스타트업을 안정적인 어른으로 잘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했다. 영국 정부는 SEIS(Seed Enterprise Inverstment Scheme)라는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이 제도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부를 세금환급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영국 국민들은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힘썼다. 국민이 소액 투자자로 참여해 스타트업 자금 조달을 지원했다.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쉽게 초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또한 영국 정부는 핀테크 스타트업 등이 규제를 피해 실험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청(FCA)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등 규제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스타트업들이 처한 현실은 그와 차이가 있다. 초기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국내외 불확실성 심화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그와 함께 규제로 인해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은 이제 말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이다. 수치로 보더라도 국내 창업기업의 5년 후 생존율은 33.8%에 불과하다. OECD 주요국 평균인 45.4%보다 10%포인트 넘게 낮다.
오늘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을 하고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하나씩 힘을 키우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려면 열정 넘치는 창업자 만큼이나 정부와 주변의 역할도 중요하다.
우선은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기 힘든 스타트업을 위해 투자가치가 있는 사업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경영에 있어 미숙한 창업자가 실패하지 않도록 교육과 자문도 충분히 제공돼야 할 것이다. 특히 기존 법규제에 막혀 새로운 사업을 하기 어렵다면 걸림돌을 제거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한번 실패한 창업자라 하더라도 재기를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20~30대 젊은층이 주로 창업을 했다면 요즘은 중장년층 이상이 많아졌고 이들의 경우 사업에 실패하고 나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한결 어렵다.
조만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다. 새로 구성될 정부와 국민 모두 새로운 경제성장 기반과 동력 마련을 위해 사회와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마음으로 스타트업 키우기에 함께 힘을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류경재 윈트 행정사사무소 대표행정사, 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