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물가, 소비, 투자 등 많은 부분에서 심리지표와 실물지표의 괴리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지표 간 괴리의 원인을 살펴보고 향후 투자에서의 시사점을 생각해 보자.
[표1]은 1993년 초 이래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와 소매판매증가율이다. 5월 현재 소비자신뢰지수는 50.8pt로 경기침체 우려가 극심했던 2022년 10월을 제외한다면 지난 31년간 가장 비관적인 수치다.
소비자심리는 일반적으로 언론 보도와 주가 등락에 크게 좌우되는데 무역전쟁이라는 부정적인 뉴스와 이에 따른 지난 4월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최근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신뢰지수와 달리 소매판매증가율은 2024년 초부터 매우 안정적으로 늘면서 견조한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물가하락으로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고 특히 올해 3월과 4월에는 관세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선행적 소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지표가 선행하고 실물지표가 뒤따르는 일반적인 경로를 고려하면 향후 몇 달간은 소매판매증가율의 하락이 예상된다.
[표2]는 제조업 경기를 전망할 수 있는 향후 6개월 자본재 투자의향(투자심리)과 실재 자본재 신규주문 증가율이다. 자본재 투자의향은 미국 중앙은행의 필라델피아, 뉴욕, 텍사스, 시카고 총 4개 지부가 발표한 설문조사의 평균값을 사용했다.
소비와 마찬가지로 자본재 지출에서도 심리와 실물지표의 괴리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자본재 신규주문이 2024년 11월을 저점으로 올해 3월까지 4개월째 상승 중인 반면, 자본재 투자의향은 2025년 1월을 고점으로 4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심리지표가 주가등락과 뉴스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두 달의 일시적인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겠으나 최근 소비자신뢰지수가 5개월, 자본재 투자의향이 4개월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음은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 부정적 심리의 장기화는 결국 실물지표의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현재의 심리지표는 향후 경제 상황의 악화를 예고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는 차별화된 시각도 필요하다. 1993년 초 이래 미국 주식수익률을 살펴보면 소비자신뢰지수가 ‘60’ 미만인 달에(현재 50.8) S&P500에 투자했다면 향후 1년 수익률은 12.8%를 기록해 전체 기간 평균인 9.8% 대비 3.0%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재 투자의향 지표가 ‘0’ 이하일 때(현재 –3.0) 투자했다면 향후 1년 수익률은 27.4%로 전체 기간 평균인 9.8% 대비 17.6% 초과수익을 얻었다. 과도한 비관과 낙관을 배제하고 주식과 채권의 기본 비중을 유지하는 중립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