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어센트EP)에 인수된다. 신세계그룹도 관련 펀드 조성에 출자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색조화장품 제조·개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어센트EP의 해외 네트워크,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글로벌 종합 뷰티 ODM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어센트, 증자 참여·지분 인수하기로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보통주 361만5960주를 주당 4만100원에 발행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23일 공시했다. 발행 대상자는 어센트EP로, 금액으로는 1450억원 규모다. 어센트EP는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와 별개로 신설 특수목적법인(SPC)을 조성해 기존 최대주주인 배은철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중 20%를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는 배 회장이 26.41%, 배우자 최혜원 씨와 딸 배수아 대표가 19.81%씩 보유 중이다.
유상증자와 지분 매각이 모두 이뤄지면 배 회장 일가 지분율은 33.82%로 낮아지고 어센트EP는 신주와 구주를 합쳐 최대주주(41.22%)에 오른다. 총인수금액은 2850억원이다. 다만 배 회장과 배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은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계속 회사에 남기로 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1997년 배 회장이 설립한 화장품 ODM 전문 기업이다. 아이라이너, 아이브로를 비롯한 펜슬류 제품 개발로 시작한 뒤 립, 아이섀도 등으로 확장해 ‘색조 강자’로 떠올랐다.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뿐만 아니라 로레알, 에스티로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 글로벌 대형 브랜드와도 협업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국내외 고객사는 100곳에 달한다. 지난해 연매출은 2829억원으로 한국콜마(2조4521억원·연결 기준), 코스맥스(2조1661억원), 코스메카코리아(5243억원)에 이어 4위다.
신세계그룹도 이마트 부문을 통해 어센트EP가 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투자가 이뤄지면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제조 경쟁력과 신세계가 보유한 유통망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경영진이 계속 경영 예정”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매각설이 불거질 때마다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K뷰티 붐이 거세게 불자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씨앤씨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바뀌긴 하지만 기존 경영진이 회사에 남아 외부 자원을 활용해 더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씨앤씨인터내셔널은 최근 종합 뷰티 ODM 회사가 되기 위한 로드맵도 발표했다. 기존에 강점이 있는 색조를 넘어 스킨케어·하이브리드 제형 제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선아/최다은 기자 sun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