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3일 09: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증권이 중소형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유상증자 거래를 잇따라 주관하고 있다. 잔액인수 형태로 주관하면서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게 특징이다. 실권주를 떠안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익 극대화와 존재감 확대에 초점을 맞춘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엑스큐어와 스코넥의 유상증자 대표 주관을 맡았다. 두 회사는 각각 지난 16일과 14일 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모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로 진행되며 실권주 잔액은 SK증권이 인수한다.
엑스큐어 유상증자의 예상 발행가액은 1주당 2070원으로 총 800만주를 신주 발행한다. 모집 총액은 165억6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인수 수수료는 모집 총액의 2%, 실권 수수료는 잔액 인수금액의 18%다. 스코넥 유상증자 규모는 256억800만원으로 예상되며 인수 수수료는 모집총액의 2.5%, 실권 수수료는 잔액 인수금액의 20%다.
두 회사의 실권 수수료율은 통상적인 수수료율(10~15%)보다 높게 매겨졌다. 실권이 발생하면 SK증권은 인수 대가로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대신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는 감당해야 한다. 주관사가 인수한 실권주는 기관 투자가 등에 재매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매각에 실패하면 주관사는 주가가 하락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SK증권은 이브이첨단소재, 형지글로벌, 지엔코, 해성옵틱스의 유상증자 대표 주관도 맡고 있다. 마찬가지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실권주 잔액은 SK증권이 인수한다.
이들 유상증자 인수 수수료율은 2~2.5%, 실권 수수료율은 15~25%로 책정됐다. 특히 해성옵틱스의 실권 수수료는 잔액 인수금액 25%에 달한다. 해성옵틱스는 총 95억4000만원을 공모할 예정이다. 이중 20% 이상을 주관사가 인수하게 되면 수수료율은 30%까지 높아진다.
SK증권이 적잖은 부담을 감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관사가 인수한 실권주는 기관 투자가 등에 재매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매각에 실패하면 주관사는 주가가 하락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SK증권은 ‘정치 테마주’로 유명한 형지I&C와 상지건설 유상증자의 증자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들 회사 증자의 경우 증권인수 없이 모집주선 업무만 수행했다. 형지I&C 증자 수수료는 최종 모집금액의 1.2%인 약 4억7000만원으로 예상된다. SK증권은 상지건설 유상증자 수수료로 1억5000만원을 받는다.
SK증권은 작년부터 코스닥 기업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주관 실적을 크게 늘리고 있다. 삼성제약(406억원), SG(318억원), 자연과환경(207억원), 뉴보텍(70억원), 경남제약(195억원) 등 총 5건의 유상증자를 대표 주관했다. 2023년 대표 주관이 3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증가세다.
올해는 횟수 기준으로 작년 실적을 벌써 넘어섰다. SK증권 IB본부 관계자는 “기업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영업을 벌인 결과 주관 실적이 늘어났다”면서 “유상증자 기업 및 구조는 모두 투자심의위원회 등 내부 심사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