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로나 공원 등을 걸을 때 반려견들의 변이 그대로 방치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를 못 보고 지나다 밟기라도 하는 날은 기분까지 불쾌하기 그지없다.
기본적인 반려동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반려견주들의 행동이 동물을 향한 비난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가운데 한 아파트에 붙은 사과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사과문에는 자녀가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개똥을 치우지 않은 걸 알게 된 부모의 대처법이 담겼다.
작성자 A씨는 "지난 8일 저희 막내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1층 엘리베이터 앞에 개똥을 치우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관리사무소를 통해 사건을 인지했다는 A씨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많은 주민께 불쾌감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공동생활을 하는 아파트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도록 교육하지 못한 부모 잘못이 가장 크다"고 자책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산책 시 반드시 배변 봉투를 지참하고 즉시 치울 것을 재차 교육했다"라면서 "강아지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이웃도 있기에 엘리베이터 탑승 시 반드시 강아지를 품에 안으라고 교육하고 아이가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당사자인 아이 또한 직접 작성한 사과문에 "저는 엘리베이터 앞에 강아지 똥을 치우지 않았다"면서 "정말 죄송하다. 제 행동이 부끄럽다"고 썼다.
이어 "부모님께 많이 혼났고 진심으로 반성했다"면서 "앞으로는 강아지가 똥을 싸면 즉시 치우겠다"고 다짐했다.
부모와 아이가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수는 할 수 있다. 올바르게 대처 잘했다", "가정교육 잘하는 분들이다", "정상적인 게 희귀한 세상이 돼서 저런 사과문도 놀랍다", "사고의 원인과 조치방안까지 완벽한 사과문이다", "아이들은 몰라서 집단의 규칙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를 감싸 안아 다시 사회에서 품어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다. 그 시작은 가정이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동물훈련사 강형욱은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개똥을 치우지 않는 견주를 자주 마주친다"면서 "개를 데리고 나왔으면 자기 개한테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을 안 한다. 뭐 하는지 모르고, 대변보는 줄도 모른다"고 일부 견주의 행동을 지적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 오줌을 싸는 경우도 있는데 CCTV 돌려보는 것도 귀찮고 힘들고, 또 인간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생기는 것 같아서 보는 일을 자제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