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은 8일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쿠팡에 대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점진적인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주영훈 연구원은 "쿠팡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약 1조4000억원(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며 "그동안 성장을 위한 투자가 많았던 만큼 주주환원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만큼 이를 시작으로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전날 실적 발표 이후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쿠팡은 지난해 4월 초기 투자자인 매버릭 홀딩스로부터 1억7790만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아난드 CFO는 "이 정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처음이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활용하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본 배분 우선순위를 고려해 자사주 매입 속도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결정하겠다. 최고 수준의 장기적인 주주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1분기 실적은 외형과 내실 모두 개선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앞서 쿠팡은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340% 증가했다.
대만 로켓배송·파페치 등 성장사업은 원화 기준 매출(1조5078억원)이 전년 대비 78% 증가하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매출도 16%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340만명으로 전년 동기(2150만명)와 비교해 9% 증가했다.
주 연구원은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217bp 개선되는 등 외형과 내실에서 모두 호조를 나타냈다"며 "본업에 해당하는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은 1분기 국내 민간소비가 0.1% 감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 내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