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 1분기 매출이 11조40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340% 이상 급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와 더불어 1위 e커머스 업체 쿠팡으로 소비 쏠림이 심화한 영향이다.
7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 모기업 쿠팡In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원화 기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로 전년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1139억원에서 다시 1개 분기만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1% 늘어났다.
원화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로 작년 1분기(531억원·4000만달러)보다 340.11%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4353억원)보다는 소폭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1656억원(1억1400만달러)으로 3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에서 흑자 전환했다.
부문별로 보면 쿠팡 사업의 핵심인 상거래 부문(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매출은 9조9797억원(8억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쿠팡 로켓멤버십을 이용 중인 이용자 당 매출은 1분기 약 42만7080원으로 전년대비 6% 늘었다.
쿠팡의 원화 기준 매출 증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 컸다. 쿠팡은 1분기 평균환율을 달러당 1452원66전으로 잡았다.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더불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상호관세 부과 우려가 커지며 원화 가치가 불안정해진 영향이다. 작년 1분기의 경우 환율을 달러당 1328원45전으로 잡았다.
파페치와 대만 로켓배송·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은 원화 기준 1조5078억원(10억3천800만달러)으로 78% 늘어났다. 이들 성장 사업 부문의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40억원(1억6800만달러)으로, 작년 동기(2470억원)와 비교해 적자 규모가 소폭 줄었다.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은 "한국 로켓배송에서 전 가격대에 거쳐 고객이 원하는 상품군을 추가하는데 집중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뷰티 전문 서비스인 '알럭스(RLUX)'에서는 에스티 로더, 랑콤 등 기존 브랜드에 키엘·돌체 앤 가바나·조 말론 같은 유명 브랜드 상품을 추가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풀필먼트 사업인 로켓그로스(FLC)도 "다른 사업보다 몇 배나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도 크게 확장 중"이라고 했다. 쿠팡은 올 3월 대만에서 한국과 같은 '와우멤버십'을 출범했다. 대만 쿠팡에선 490 대만 달러(약 2만1500원) 구매시 무료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코카콜라, 펩시, P&G 등 유명 브랜드들도 로켓배송으로 들어오면서 대만 쿠팡이 취급하는 상품 개수는 전년대비 6배 이상 늘었다.
김 의장은 "한국의 와우 멤버십과 마찬가지로 대만 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해 회원 지출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쿠팡이츠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을 바짝 뒤쫓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보급률이 낮은 서울 외 지역에서는 성장의 여지가 많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규모와 수익성 모두에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쿠팡은 지난해 초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를 마무리했다. 쿠팡Inc는 또 최근 이사회에서 클래스A 보통주 기준 최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자사주 매입은 광범위한 자본 배분 전략의 일환으로, 이를 통해 주주들이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