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 IPO 수요예측 '선방'...해외 투심은 여전히 싸늘

이 기사는 04월 29일 10: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작기계 전문기업 DN솔루션즈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에 대다수 주문이 몰렸지만, 최근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가 전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마감했다. 오늘 오후 회사 주요 관계자와 주관사단이 모여 최종 공모가를 논의한다. 상황에 따라 내일 오전까지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다수의 국내외 기관투자가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기관 대다수는 희망 공모가(6만5000원~8만9700원) 하단에 주문이 몰렸다. 해외 투자자들도 크게 많은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주요 경쟁사 주가가 최근 급락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DN솔루션즈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독일 증시에 상장한 다국적 기업 DMG모리, 일본 오쿠마와 화낙, 국내 LS일렉트릭 등 4곳을 선정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이들 기업 주가는 4월 한달새 20% 안팎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적지 않은 기관이 상단 이상에 주문을 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며 “다만 주요 연기금도 공모가 하단 근처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공모가를 그보다 높이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확실성이 고조된 국내외 증시 상황에서도 조단위 자금을 모집하게 됐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라는게 시장의 평가다. DN솔루션즈가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인 6만5000원으로 결정하면 모집금액은 1조1000억원, 예상 시총은 4조1039억이다.

DN솔루션즈가 다른 IPO 기업과 비교해 희망범위 하단 가격을 낮춘 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DN솔루션즈는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 29.1~48.6%를 적용했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 IPO 기업의 평균 할인율은 21.9~36.1%다. 공모가 상단은 회사 측이 원하는 수준을 유지하되, 하단 가격을 최대한 낮춰 더 많은 투자자가 수요예측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번 수요예측 과정에서 운용사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이색적인 상황도 나타났다. IPO 공모주 매니저들은 연초 LG CNS IPO로 손실을 본 경험을 토대로 실수요 위주로 수요예측 참여 전략을 수립했다.

반면 주식 유통 담당 매니저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투자 포트폴리오상 DN솔루션즈가 바구니에 담기 적당한 주식으로 본 것이다. 이를 감안해 수요예측 참여를 망설이던 일부 자산운용사도 뒤늦게 참여하기로 선회했다.

다만 해외 투자자의 국내 대형 IPO 수요예측 참여도는 저조한 상황이 지속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공모자금이 국내 투자자들 위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라며 “다만 LG CNS, 서울보증보험, DN솔루션즈 등 대어급 IPO 행렬에도 해외 기관투자심리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건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