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제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포인트 차로 패배한 이 후보는 이후 당 대표를 맡아 ‘일극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확보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치러진 수도권 순회 경선을 포함한 네 차례 지역 경선과 국민선거인단 투표 등에서 누적 득표율 89.77%를 기록했다. 당원 투표와 선거인단(여론조사)을 50%씩 반영한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는 각각 90.32%, 89.21%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누적 6.87%로 2위,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3.36%로 3위에 올랐다.
이 후보의 대권 도전은 2017년, 202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 과제인 국민 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30여 분간 연설에서 ‘통합’을 언급한 횟수만 14차례로, 위기(9회), 내란(8회)보다 많았다.
이 후보는 앞선 수도권 경선 연설에선 “하루빨리 내란을 종식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색깔, 지역 무관하게 유능함만 쓸 것이며 실용적 관점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급적 넓게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국민께서 분열이나 갈등보다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적폐 일소와 기본소득 실현, 부동산 개혁 등에 방점을 두던 직전 대선 후보 수락 연설과 달리 경제 성장과 실용, 통합을 앞세워 중도 공략과 외연 확장에 상당한 공을 들인 모습이다. 이 후보는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40%대 지지율을 나타내며 독주하고 있다. ‘실용’을 전면에 내세운 중도 확장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후보는 28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한다. 이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강현우/최형창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