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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압박에…기업 간 카드 결제 10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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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압박에…기업 간 카드 결제 10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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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기업 간 거래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로 자금 조달이 여의찮은 기업이 결제를 조금이라도 미루기 위해 카드 결제로 몰린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 우리 하나 비씨 농협 등 국내 9개 카드사의 올해 1분기 법인의 구매전용 카드 실적(일시불 기준)은 11조3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조9000억원) 대비 27%(2조4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구매전용 카드는 기업끼리 거래할 때 대금 결제용으로 이용하는 법인 카드다. 기업이 납품업체에 대금을 카드로 결제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해 법인 구매전용 카드 실적은 43조9000억원으로, 국내 9개 카드사 체제가 구축된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 이후 자금 유동성 압박을 경험한 기업들이 카드 결제로 몰리는 모양새다. 2022년(33조7000억원)과 2023년(34조8000억원)을 거쳐 불과 2년 새 40조원을 넘어섰다.

    기업 간 카드 거래가 급증한 것은 업황이 악화한 산업 중심으로 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은 대출받거나 외상매출채권, 어음 등으로 대금을 결제한다. 이런 결제 방식은 금융비용 부담이 큰 데다 회계 처리, 정산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롭다.


    구매전용 카드는 카드사가 대금을 납품업체에 선납한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카드 매출 채권을 확보하고 일정 기간 뒤 기업에서 대금을 회수한다. 수수료율과 만기일은 기업 신용도 등을 따져 별도 책정한다. 기업은 결제 시점을 늦춰 자금 흐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건설, 석유화학,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구매전용 카드 결제가 늘어나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사채나 은행 대출 등에서 외면받은 기업들이 단기 자금 융통 수단으로 카드사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별 엇갈린 전략
    구매전용 카드 시장을 둘러싼 카드사의 전략은 엇갈린다. 현대와 롯데카드는 적극 뛰어들고 있다. 현대카드의 구매전용 카드 실적은 올해 1분기 5조400억원으로, 현대카드 전체 법인카드 실적(8조4000억원)의 60%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이용 실적이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의 전체 법인카드 실적은 6조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구매전용 실적(3조7000억원)이 62%에 달했다. 기존 롯데 계열 법인 고객과 홈플러스 등 MBK파트너스 계열사의 카드 결제가 증가한 영향이다.

    신한과 삼성, KB국민카드 등은 구매전용 카드 영업 확대에 소극적이다. 수수료율이 매우 낮아 사실상 수익성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구매전용 카드 영업을 취급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기업 간 카드 거래가 폭증하면서 카드사가 떠안는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매전용 실적이 급증하면 카드사 자금 조달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에서 롯데카드가 홈플러스 구매전용 카드 채권을 절반 이상 유동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장현주/조미현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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