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한 뒤 빠른 반등을 예상하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다만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21일 ETF 정보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KODEX 레버리지’에 총 7337억원이 순유입됐다. 코스피200지수 하루 상승폭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ETF다. 같은 기간 순매수 2위는 코스닥150지수를 기반으로 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였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3~5% 급락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시장 반등을 예상한 투자금이 쏠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기대보다 낮았다는 게 투자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올초 이후 KODEX 레버리지 수익률은 5.17%였다. 코스피200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 수익률(4.41%)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두 배 높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형 수익률이 두 배만큼 높지 않았다는 얘기다.변동성이 클수록 수익률을 갉아먹는 레버리지 ETF의 특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기준점 대비 위아래로 많이 출렁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예컨대 기초지수와 ETF 가격이 모두 100일 때 기초지수가 첫날 10% 오른 뒤 다음 날 10% 떨어지면 일반 ETF의 누적 수익률은 -1%다. 가격이 ‘100→110→99’ 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레버리지 ETF의 누적 수익률은 -4%로 확 낮아진다. 지수가 첫날 20% 올랐다가 다음 날 20% 떨어지면 가격이 ‘100→120→96’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어서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레버리지형 수익률이 기초자산보다 못한 성과를 내는 사례가 많은 배경이다. 지난 10년간 KODEX 200 ETF는 연평균 4.23%의 수익을 냈지만 KODEX 레버리지 수익률은 1.8%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레버리지 ETF는 시장 방향성에 강한 확신이 있을 때 단기 투자로 적합한 상품”이라며 “운용보수가 일반 ETF보다 서너 배 높다는 점도 투자에 불리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