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량기가 돌지 않습니다. 고독사 우려가 있으니 꼭 가정방문을 해주세요."
한국전력공사는 첨단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융합한 'AI 고독사 예방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12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8일 밝혔다.
전국 84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1만여명의 돌봄 대상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의 'AI 고독사 예방 서비스'는 전력이 활발히 사용돼야할 시점에 전력요금이 올라가지 않는 이상징후를 자동으로 전력량을 검침하는 IoT 기술을 통해 파악한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의 통신데이터, 수자원공사의 수도 사용 데이터를 통해 생존에 필수적인 징후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여기서 '이상하다'고 판단되면 지자체 사회복지공무원에게 메시지를 보내준다.
한전 관계자는 "1인 가구 시대에 심각한 문제인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기 위한 한전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은 별도의 센서나 폐쇄회로(CC)TV와 같은 추가 장비 설치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심리적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전은 매년 3300억 건 규모의 지능형 검침(AMI)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안전에 기여할 방안을 고심해왔다. AI를 활용해 1인 가구 생활 패턴을 분석해 고독사 예방 서비스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통신과 수도 사업자의 참여를 이끌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였다.
실제로 울산 남구에서는 전력 및 통신 사용량 급감 이상 신호 감지 후 현장을 방문, 의식불명 상태인 58세 남성을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여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전북 남원에서는 90세 치매 환자의 생활 반응 데이터 이상 징후를 포착하여 현장 출동했고, 2차선 도로 한가운데를 걷고 있던 환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사회복지 공무원의 업무 효율성도 올라갔다. 기존 전화 안부 확인 및 방문 업무를 약 86% 감축시켰다. 기존의 센서나 기기 설치 방식 대비 6900억 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
1인 가구가 늘면 늘 수록 'AI 고독사 예방 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중 LG유플러스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사회보장정보원, 네이버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기능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