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너무 재밌던데요?"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야당'에 대해 배우 강하늘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에서 촬영할 땐 몰랐는데 속도감에 다른 캐릭터의 무게감과 캐릭터가 더해지니까 너무 재밌었다"며 "'야당'이란 소재 자체가 재밌어서 관객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이강수(강하늘)과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야당은 수사기관에는 정보를 제공하고 마약범들과는 형량을 거래하며 대한민국 마약판을 뒤흔드는 브로커를 뜻한다.
영화 '동주', '청년경찰', '기억의 밤',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 등을 통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강하늘은 '야당'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약 브로커 강수 역을 연기했다. 과거 누명을 쓰고 수감되면서 인연을 맺은 검사 구관희의 제안으로 전국구 야당이 된 강하늘은 껄렁한 모습으로 시작해 점차 진지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그간 대중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을 드러냈다.

시사회 후 강하늘의 '약 빤 연기'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그는 "전 언제나 아쉬운 부분만 보인다"며 "조금 다른 표현이 없었나 하다 보니 내 장면이 지나갔다. 뭐 하나 더 했으면 좀 더 재밌었을 텐데 하다 보니 제 장면이 끝나있었다"고 했다.
마약 중독자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강하늘은 유튜브 등에서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 "마약 이런 것 잘 모르고, 마약 중독자 재활 영상 같은 걸 보고, 현장에 오신 형사님의 자문을 들으며 여러 가지 다 섞어 봤습니다. 한가지 자신감이 생긴 부분은 마약을 했다고 모두가 똑같은 식으로 반응이 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 사람이 살아온 것, 느껴온 것에 따라 다르게 온다고 해서 어느 정도 열어두고 표현해 볼 수 있었습니다."
표현 수위에 대해 황 감독은 강하늘에게 믿고 맡긴 모양새다. 그는 "톤 조절에 대해선 딱히 얘기는 안 해주셨다. 두세번 만에 오케이 했던 것 같다. 하면서 괜찮나 싶었다"고 했다.
"이강수는 관객들이 따라와야 하는 캐릭터에요. '야당'이라는 사람이 하는 일이 선한 일은 아니잖아요. 너무 악하게 그려지면 비호감이 되어버리고,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요. 그렇다고 이 사람이 한 행동을 정당화하며 선하게 보이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그사이의 선 타기를 신경을 많이 썼죠. 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 개봉한 주연작 '스트리밍'에선 강하늘은 싫어하는 스타일의 인물을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의 이강수에 대해선 "박쥐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며 "많은 관객이 따라와야 하니까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보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강수에 마음이 가서 따라온다기보다 이 다음 신에 어떻게 될까 궁금해하면서 따라왔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막 정이 가고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평소 미담으로 유명한 강하늘이 영화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말에 "저 박쥐 같은 사람이다"라고 농담하다가 "'미담제조기'라 불러주시면 감사하긴 한데 대본 자체가 잘 쓰여 있어서 그대로 하니까 그렇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치 영화라는 오해에 대해 "저조차도 대본 열기 전에 '이 시점에 정치 영화 괜찮을까'란 생각하며 열었는데 '아 아니구나' 하며 읽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개봉 직전에 '우리 영화 정치 영화 아니에요'라고 해명하는 것보다 '야당'이란 단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걸 여러분들에게 달려드리면 궁금증을 가지시고 영화를 재밌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