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면제 연령을 넘긴 상태에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에게 병역기피 의도가 있다고 단정해 국적 회복을 불허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지난 1월 9일 미국 국적자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회복불허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미국 입국 시 반복된 2차 심사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7월 11일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후 약 5개월 후인 같은 해 12월 26일에 한국 국적 회복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A씨에게 병역기피 목적이 있다고 판단해 국적 회복을 불허했다. 법무부는 A씨가 국내 체류 기간이 길고 출국 계고를 받은 이력 등을 이유로 병역기피 의도를 의심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가 병역의무가 사실상 면제되는 만 36세가 되는 해의 첫날인 2022년 1월 1일을 이미 지나서인 2022년 7월에 외국 국적을 취득했고,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해 병역을 이행할 의사도 밝혀왔다는 점을 들어 병역기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모든 교육과 직업 경력을 해외에서 쌓은 점도 병역 회피 목적이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적회복을 신청한 사람에 대해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회복을 불허하려면 외국에 체류한 목적, 외국 국적 취득과 대한민국 국적 상실의 각 시기 및 목적과 경위, 외국 국적 취득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