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7일 10: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탁회사 수탁고 규모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레고랜드 사태와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여파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신탁업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탁사 60곳의 총 수탁고는 1378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7조4000억원(5.1%) 증가했다.
업권별로 수탁고 현황을 살펴보면 은행·증권·보험사 등 겸영 신탁회사 46곳의 수탁고는 951조1000억원이었다. 전년말 대비 42조5000억원(4.7%) 늘었다.
은행 648조1000억원, 증권사 275조1000억원, 보험사 27조9000억원 등 모든 겸영 신탁회사 수탁고가 증가했다. 전년말 대비 증가폭은 은행 16조1000억원(2.5%), 증권사 22조3000억원(8.8%), 보험사 4조1000억원(17.2%) 등이다.
전업 부동산신탁사 14곳의 수탁고는 472조원이었다. 전년말 대비 24조9000억원(6.2%) 증가했다. 전년말 대비 부동산담보신탁이 23조9000억원, 관리형토지신탁이 2조원씩 증가한 결과다. 부동산 분양·개발 시장 악화로 토지신탁 수요가 감소하면서 담보신탁 영업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신탁재산별로 보면 금전신탁이 632조8000억원으로 전체 수탁고의 45.9%를 차지했다. 퇴직연금신탁이 전년 대비 38조2000억원 늘어난 반면 채권형과 주가연계신탁은 각각 8조7000억원, 18조6000억원 감소했다.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형 신탁 수탁고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은행의 홍콩H지수를 포함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급감한 여파다.
부동산담보신탁과 금전채권신탁을 합한 재산신탁은 72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36조2000억원(5.1%) 증가했다.
작년 신탁보수는 전년 대비 11.8% 감소한 2조629억원이었다. 겸영 신탁사 보수가 671억원(4.9%), 전업 부동산신탁사 보수가 2084억원(21.2%) 줄었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퇴직연금 확대로 전체 수탁고는 증가했지만 전체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와 ELS 사태 등의 영향에 더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책준형 토지신탁 분야에서 보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신탁사의 잠재 리스크요인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신탁사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 신탁과 관련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각 사업장별 위험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