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세 멈춘 1분기 실적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을 추정한 상장사 96곳의 1분기 영업이익 합산치는 37조6207억원으로, 1개월 전(37조913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430조8782억원, 29조6005억원으로 같은 기간 0.32%, 2.33% 늘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말 고점(약 243조원)을 찍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이달 초 203조원으로 16% 감소했다가 저점을 다진 뒤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예상치가 고개를 들자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긍정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2015년과 2016년, 2023년 상반기에도 실적 추정치 감소가 마무리된 뒤 국내 증시가 반등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반등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91% 상승한 6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만300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 15일(6만1000원) 후 약 5개월여 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곧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짙어진 영향이다. 지난해 7월 이후 삼성전자 주식 21조원어치를 내던진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나흘간 1조495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실적 좋지만 주가 눌린 종목에 기회”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당장은 주가가 눌려 있지만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둘 때라는 증권가의 조언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잠잠해지면 관세 우려로 눌려 있던 업종이 ‘주가 키 맞추기’에 나설 수 있다”며 “실적이 좋지만 덜 오른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지난달 18일 이후 이달 19일까지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증가했지만 주가 상승률은 10% 미만인 기업은 한전기술, 이녹스첨단소재, LG전자, 대웅제약, 파크시스템스 등이다. 이 중 순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한전기술이다. 지난달 18일 132억원이던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이달 19일 372억원으로 182% 증가했다. 반면 주가는 같은 기간 7.34% 하락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 폴란드 원전 수주가 불발되더라도 체코와 네덜란드 등에서 추가 수주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체코 두코바니 5, 6호기 계약금만 총 24조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이녹스첨단소재다.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131억원에서 195억원으로 48.85% 늘었지만 주가는 17.97% 내렸다. 예상을 웃돈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고점을 찍고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진 영향이다. 그러나 SK, 키움, 신한투자, IBK투자증권 등은 이녹스첨단소재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렸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심성미 기자 ca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