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미국行 '마일리지 전용기' 띄웠다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전용기를 마련해 미주 노선을 띄운다. 마일리지 전용기를 인기가 많은 미주 노선에 띄우는 건 처음이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통합 비율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하기 위한 조치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1조원 가까이 쌓여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부터 마일리지 전용기를 인천~로스앤젤레스(LA), 인천~뉴욕 노선에서 총 6회 운영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전용기는 4, 5월 LA 노선, 6월 뉴욕 노선에 투입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까지 판매한 좌석을 제외한 잔여석 1870석을 모두 마일리지 좌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항공사들은 보통 마일리지석을 전체 좌석의 5% 정도로 운영한다. 이번 전용기는 전체 좌석의 약 63%가 마일리지석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더 많은 고객이 마일리지를 쓸 수 있도록 총 495석 규모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을 이 노선에 투입한다. 출발일 20일 전부터는 남은 좌석을 유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미주 노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비수기 편도 기준으로 이코노미 클래스는 3만5000마일리지, 비즈니스 클래스는 6만2500마일리지를 써야 살 수 있다. 성수기엔 여기에 50%를 추가로 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말 통합 항공사를 출범하기 전 대한항공보다 시장 가치가 낮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소진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쓰고 있다. 향후 마일리지 합병 비율을 산정할 때 잡음을 줄이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4회에 걸친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프로모션을 통해 약 3만8000석을 마일리지석으로 공급했으며, 마일리지 쇼핑몰인 OZ마일샵에서 소액 기프티콘부터 생활용품, 숙박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덕분에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지난해 3분기 9814억원에서 작년 말 9608억원으로 2%가량 줄었다. 프로모션이 많은 올 상반기엔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상반기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합병 비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