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국가산단이 지난해 생산액 62조원을 기록했다. 2023년 처음으로 60조원대를 돌파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최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원국가산단의 생산액은 2019년 39조원으로 2010년대 들어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타면서 2023년 사상 처음으로 생산액 60조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2024년에는 62조원을 넘어섰다.
입주업체 역시 처음으로 3000개사를 돌파했다. 1974년 24개사가 산단에 첫 입주한 이후 50년 만이다. 산단에는 1978년 122개사가 입주했으며, 2000년 1000개사, 2010년 2000개사를 넘어선 지 14년 만에 3000개사 입주 시대를 열었다.
창원특례시는 창원국가산단이 이런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디지털과 문화를 입혀 지속 가능한 산단으로 탈바꿈시킨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제조 확산과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 기업 경쟁력을 더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워라밸 공간 창출로 청년이 선호하는 일터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창원 산업혁신파크’ 대전환 첫걸음
창원특례시는 지난해 창원국가산단 지정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 비전을 수립·발표했다. 비전으로 기업이 성장하고 청년이 찾아오는 ‘창원 산업혁신파크’를 제시하고, ‘혁신, 친환경, 학습, 활력’ 등 네 가지 핵심 가치를 담은 전략과 정책 방향을 마련해 추진에 들어갔다.
우선 입주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일류 제조 혁신 생태계 조성 기반을 다졌다. 시는 기존 국가산단과 미래 50년 쌍두마차가 될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일명 창원국가산단 2.0) 후보지의 후속 절차를 본격화했다. 창원국가산단 일원 59만1145㎡는 수소 기반 미래모빌리티 기회발전특구로 최종 지정됐다. 이와 함께 ‘지역 디지털혁신거점 조성 사업’ 등 디지털 전환, 자율 제조,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관련한 5개의 대형 사업을 유치하고 국비 750억원을 확보했다.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탄소중립 선도 산단 전환에도 나섰다. 시는 지난해 경남도 내 최초로 ‘기후대응기금’을 설치했으며, 중소기업 20곳을 대상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고효율 에너지 이용 방안 제시와 시설 개선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맞춤형 에너지 컨설팅 및 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적인 산업 구조로의 재편과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의 신뢰 축적을 시작했다.
근로자들의 역량 제고와 지식 공유·확산을 위한 상시학습 플랫폼 구축도 추진했다.
시는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에 지정돼 관내 5개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대학의 인적·물적자원을 활용한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기업 견학, 전문가 초청 강의 등 현장의 이해 증진과 기술 습득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국립창원대의 △첨단과학기술 단과대학 설립 △연구 중심 특성화 과학원 설립 △무경계 교육·연구 분야 실행계획의 이행 지원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워라밸 공간 제공과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여가·관광 콘텐츠 확충을 위한 기반 마련도 시작했다. 시는 지난해 창원대로변 준공업지역의 대대적인 재정비안을 발표했다. 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 부지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준공업지역을 업무·주거·생활이 융·복합된 미래혁신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토대를 다졌다.
◇산단 미래 50년 비전 실현 박차
현재 창원특례시는 만만찮은 대내외 여건과 마주했다. 대외적으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국제질서의 급격한 변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정국 불안과 내수 침체 장기화 우려 등 국내 환경 역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지속가능한 산단을 위해 시는 미래 50년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우선 공간적 측면에서 핵심 대형 사업인 창원국가산단 2.0, 그리고 새로운 도시첨단산단인 디지털 자유무역지역의 신속한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전력을 다한다. 준공업지역 지구단위계획 개편에 이어 올해 업무지구 공간구조 재편도 추진한다. 창원을 대표하는 중심로인 경남도청부터 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까지의 거리를 미래형으로 재편해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공간을 채울 핵심 콘텐츠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경남의 단일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총사업비 5000억원) 최첨단 공동 연구시설인 중성자 복합빔 조사시설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 창원 AI 자율제조 전담지원센터와 드론 제조 국산화 특화단지 조성도 본격화해 미래형 제조업으로의 혁신을 견인한다.
아울러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해 경상남도와 함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유치해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선도할 청년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지난해 글로컬대학 본지정 문턱까지 갔던 경남대의 실행계획을 분석·보완해 올해 최종 선정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한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창원국가산단은 기계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조선, 방산, 자동차, 전자 등 산업이 꽃피우고 있고, 원전산업 수출이 가시화된다면 더 큰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견인한 창원국가산단이 미래 50년에도 창원 경제와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기반 마련과 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