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리카와 가즈미 소장품 전시회 전후로 롯데뮤지엄 인근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까르띠에, 불가리, 반클리프아펠, 쇼메 등 14개 명품 주얼리 브랜드가 아리카와 가즈미 전시회에 맞춰 초고가 상품을 가져다놓고 VIP를 초대한 영향이 컸다. 작년 11월 29일~12월 25일 특별 행사 기간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이 기간 영국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가 18억원짜리 ‘프로미스 링’을 단독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롯데뮤지엄은 계열사 상품인 가나초콜릿 관련 기획전도 열 예정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어드벤처 간 협업도 파급력이 컸다. 작년 초 롯데호텔 월드점은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로 곧바로 갈 수 있는 연결 통로를 뚫었다. 롯데호텔 월드점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사람은 이 연결 통로를 통해 곧바로 롯데월드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개장 시간보다 15분 먼저 입장하는 혜택이었다. 롯데월드에선 인기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거의 매일 ‘오픈런’이 벌어진다. 우선 입장을 허용해 긴 줄을 피할 수 있게 되자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열광했다. 롯데호텔이 초도물량으로 준비한 입장권 6만 장은 순식간에 다 팔렸다. 호텔 측은 부랴부랴 2만 장을 추가로 주문해 예약 주문을 맞췄다. 지난해 이 패키지 상품 판매는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유통 계열사 간 협업 사례도 나오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롯데홈쇼핑을 통해 작년 12월 자체브랜드(PB) 하이메이드 김치냉장고를 판매한 게 대표적이다. 상품 판매를 놓고 경쟁 관계인 유통 계열사 간 협업은 이례적이다. 한 시간 방송에서 평소 롯데하이마트 PB 김치냉장고 한 달 치 판매량(약 1000대)의 절반 수준인 530여 대가 팔려나갔다. 롯데홈쇼핑은 롯데백화점과도 협업 중이다. 한 달에 두 번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방문해 쇼호스트가 실시간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한다. 백화점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이 주요 타깃이다. 이 방송 시청자는 평소 대비 평균 30% 이상, 상품 조회 수는 60% 이상 늘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계열사 간 협업을 독려해왔다. 특히 롯데가 2023년 베트남 하노이에 세운 초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성공시키자 그룹 내부에선 협업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웨스트레이크의 성공 원인으로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 계열사 간 협업을 꼽았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