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부발전이 출산·육아에 친화적인 문화에 앞장서면서 직원 출산율을 40%로 끌어올렸다. ‘육아지원 3법’ 개정안을 조기 도입해 난임 휴가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연장했다. 남성 직원들도 신청만 하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들의 출산 자녀 수는 104명으로 2023년보다 40% 증가했다. 서부발전이 작년부터 일·가정양립 제도를 전면 개선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서부발전은 사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 4월 노사 합동 출산·육아 컨트롤타워인 ‘아이좋아 아이사랑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 위원회는 현재까지 24개 과제를 개선했다.
대표적인 게 임직원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임신·출산 제도다. 가임기와 임신기에 놓인 직원들을 위해 ‘육아지원 3법’ 개정 사항을 반영했다. 이 개정안은 난임 휴가를 연간 3일에서 6일로, 배우자 출산휴가는 10일에서 20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임신 36주차 이후에 쓸 수 있었던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32주차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법이 시행된 건 지난달부터지만, 서부발전은 1년 앞당겨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출산 장려금도 공무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남성 직원들도 출산휴가를 신청하면 자동으로 육아휴직이 가능하도록 ‘남직원 자동 육아휴직제’를 신설했다. 그 결과 남성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2023년 38%에서 지난해 48%로 1년 사이 10%포인트 올라갔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남직원 자동 육아휴직제는 일·가정양립 제도 개선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였다”며 “이 제도가 도입되면서 남자 직원들도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됐다”고 전했다.
서부발전은 저출산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앞장섰다. 육아휴직 시 사택 거주 기간을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연장했다. 주거 지원책에서 태아까지 동반 가족으로 인정하면서 혜택 대상이 늘어났다.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본사가 위치한 태안에선 태안군과 협업해 육아 전문가를 초청하는 토크 콘서트와 1:1 부모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부모 교육, 플리마켓, 가족 체험 프로그램 등 직원들의 육아를 돕는 행사들이 다수 열렸다. 직장 어린이집 놀이터도 안전하게 리모델링했다. 기존 직장 어린이집은 준공 후 10년 이상 돼 시설이 노후한 상태였는데, 리모델링으로 놀이기구들을 안전하게 고쳤다.
여성가족부는 서부발전의 이런 출산·육아 친화 정책 등을 고려해 13년 연속 가족친화 기업으로 인증하고 있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은 국가적 과제”라며 “서부발전은 앞으로도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제도 개선으로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