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글로벌리서치에 설치된 경영진단실이 명실상부한 삼성의 ‘컨설팅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각 계열사 감사팀의 명칭이 경영진단팀으로 바뀐 데 이어 감사·기획 분야 에이스들이 경영진단실에 합류했다. 삼성에선 그룹 경영진단실과 계열사 경영진단팀이 협업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경영 건전성을 확보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난해 11월 출범한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의 주력 업무는 ‘계열사 맞춤형 컨설팅’이다. 계열사나 주요 사업부 요청을 받아 해당 조직의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찾는 일을 맡는다. 초대 실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 전무,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을 거쳐 삼성SDI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최윤호 사장(사진)이 맡았다.
삼성은 경영진단실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카드 등 삼성 주요 계열사가 올 들어 감사팀 명칭을 경영진단팀으로 변경한 게 대표적인 예다. ‘감사’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기 위한 것이란 게 삼성의 설명이지만 산업계에선 경영진단실과 보조를 함께하며 정체성을 통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한다.
인력도 보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감사팀장을 맡았던 원종현 부사장이 경영진단실로 옮긴 데 이어 추가 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를 심층적으로 컨설팅하기 위해선 기획, 전략, 재무, 감사, 영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인력 보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진단실 출범을 시작으로 삼성이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