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공군 전투기가 실사격 훈련 중 폭탄을 민가에 떨어뜨려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군에 따르면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열렸다. 공군은 F-35A·F-15K·KF-16·FA-50 등 전투임무기를 투입했고, 이 중 KF-16에서 MK-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돼 사격장 외부에 낙탄됐다고 공군은 밝혔다.
MK-82 폭탄은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폭탄이다.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이다.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한다.
이 폭탄은 이날 오전 10시 5분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떨어지면서 교회 건물 등 민가 7가구가 부서지고 인명 피해를 일으켰다. 목격자들은 '쿵'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총 7명으로, 민간인 5명과 군인 2명이다. 이중 중상자는 민간인 2명으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중상자들은 우측 개방성 어깨 골절과 안면부 등을 각각 다쳤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은 부상자 A(60)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경상자 5명 중 2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확인됐다. 경상인 군인 2명은 인근 군부대 성당에 있다가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초기부터 관계 당국에서는 전투기에 의한 오발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공군은 발생 2시간 가까이 지나도록 사고 경위는 물론, 사고 여부에 대해서 명확히 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군은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포천시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가면서 당국에 신속한 구조와 치료가 이뤄지도록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부상당한 주민과 군인들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제가,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