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국제도시를 바이오 분야 신산업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영종도 제3 유보지에 조성되는 바이오단지를 국가산단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제3 유보지는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서 인천대교를 건너자마자 있는 영종도의 약 363만㎡ 부지다. 정부의 '바이오 분야 국가 첨단전략사업 특화단지' 공모에 선정된 장소이기도 하다.
해당 자치단체인 중구는 바이오산단을 아예 국가산단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각종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정부의 예산과 인허가 신속 처리 등 지원 받을 수 있어서다.
김정헌 인천 중구청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곳은 인천공항·인천항 등이 가까워 글로벌 물류 중심지로서의 장점이 충분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교통·산업 시설 등 R&D(연구·개발)과 생산, 비즈니스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 바이오특화단지의 국가산단 지정을 촉구했나요.
바이오 분야 국내외 기업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국가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정부 예산은 물론 인허가 신속 처리,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받게 돼 바이오 특화단지의 성공적 안착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종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항만 인프라를 갖춘 곳입니다. 전국 각지 기업·인프라를 전 세계와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어 국가 경제나 균형발전 차원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초격차 시대, 바이오 분야 첨단기술 우위 확보와 글로벌 시장 선점 차원에서도 신속하고 과감한 결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주민들 역시 지역 곳곳에 현수막을 게시하며, 바이오특화단지 국가산단 지정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국가산단으로 지정되면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나요.
영종지역은 대한민국 관문 도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도로, 교통, 의료 등 기반 시설이 매우 취약합니다.
국가산단 지정이 이뤄지면 국내외 기업의 신규 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활성화와 함께 도로, 철도, 교통 등 인프라 확충을 통한 생활 여건 개선 등 파생될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이면 영종국제도시가 영종구라는 독자적인 행정 체제로 개편되기 때문에 국가산단 지정을 통해 산업·주거·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개발해야 합니다.
▷영종도가 속한 중구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 중구의 주민등록인구는 총 16만 8271명(2025년 1월 기준)입니다. 10년 전 인구 11만 2388명의 약 1.5배에 달합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영종국제도시의 개발, 인천국제공항의 확장, 도로교통망 확충 등이 인구 유입의 기회로 작용했습니다.
영종국제도시의 인구는 10년 전 5만 8341명이었지만 현재 12만 6145명에 달합니다. 내년의 행정 개편에 따라 영종구가 독립하는 배경이 됩니다.
▷인구 증가에 따른 대형 쇼핑몰이 부족합니다.
외국인들이 인스파이어나 파라다이스시티의 공연이나 카지노 관계로 인천 영종도에 오면 쇼핑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스타필드 급의 대형 쇼핑몰이 입주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 창업 등이 활발해 질 것으로 봅니다. 관계 기관들을 만나서 부지 공급 문제 등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인천시의 내년 행정 개편에 따라 중구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요.
내년에 중구와 동구가 합해져 제물포구로, 중구에 포함돼 있던 영종도는 영종구로 독립합니다.
지역별로 여건에 적합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기회라고 봅니다.
영종구는 늘어나는 인구에 대응해 종합병원 설립, 대중교통 확충 등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제물포구는 제물포 르네상스의 성공적 추진으로 도시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어 사람과 자본을 불러 모으게 됩니다.
▷영종구는 계속 인구가 유입될까요.
영종국제도시는 제3연륙교 개통,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 공항경제권 형성 등으로 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젊은 세대 인구가 늘어나 어린이집·학교 등 교육시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겁니다.
▷영종도에 인구가 증가하면서 대형병원 유치 열망이 높습니다.
영종국제도시에는 대형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습니다. 24시간 의료기관을 두고 달빛어린이병원 신설, 공공 심야약국 확충 등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대학 종합병원 수준의 응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정부는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설립에 전향적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수성과 인천공항이 소재한 점을 고려해 병상 제한 조치를 풀어 종합병원 설립의 걸림돌을 없애야 합니다. 각종 대형 사고나 감염병 등 응급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특수목적 병원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인천시에 제3 의료원을 영종지역에 설치하는 방안을 공식 건의하기도 했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공항공사가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인근에 종합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하는 등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유입되면 교육 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종국제도시에서는 국제학교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송도나 청라엔 채드윅 국제학교나 달튼 외국인학교가 있지만, 아직 영종에는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국제도시에 국제학교가 없는 실정입니다.
다행히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에서 지난해 10월 외국인학교 법인 선정 공모를 시작했고, 다수의 국제학교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2028년 중 개교를 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중구와 동구가 합해진 제물포구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원도심은 인구 고령화, 상권 침체, 건물 노후화 등의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 고령 인구를 위한 정책 등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죠.
단순 지역 통합을 넘어 화려했던 과거 인천의 중심지라는 명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중구와 동구를 가르던 경계가 사라지면서 동인천역·인천역 역세권 개발, 북성포구 친수공간 조성 등 철길을 기준으로 관할권이 나뉘어 추진이 어려웠던 다양한 핵심 개발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합 과정에 어려움이 있나요.
중구의 경우 영종구의 분리와 제물포구로의 통합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구는 지난해부터 주민 혼란 최소화와 안정적 업무 연속성 유지를 위해 ‘영종구 출범 및 중·동구 통합 준비 기본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천시·동구와 공동합의문 체결, 전담 조직 출범, 청사 확보 등 다양한 현안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어요.
특히 제물포구·영종구 주민소통단, 원도심 발전 추진위원회 등을 가동해 주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습니다.
▷청사와 예산 확보가 시급하겠군요.
현재 청사 확보, 재정 안정화, 주민화합 방안 강구 등의 현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측에서 성공적인 자치구 출범을 위해 일반조정교부금 교부율을 기존 20%에서 22.3%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재정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치구에 대해 연간 100억원 범위 안에서 3년간 특별조정교부금의 추가 지원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제물포구 청사는 단기적으로는 현 중구청사와 동구청사 활용이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동구 주민이 모두 만족할 만한 최적의 입지에 신청사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재개발이 이뤄질 동인천역 역사가 최적이지만, 옛 인천여고 부지 역시 접근성 차원에서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인천 원도심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민선 8기의 핵심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진행은.
중구 원도심은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과 동인천역 역세권 개발 사업 등으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내항 재개발의 핵심 인프라인 상상플랫폼이 지난해 7월 공식 개관했습니다. 수도권 최초의 국립 해양 문화 시설인 인천 국립해양박물관도 지난해 12월 월미도에 문을 열었습니다.
2023년 동인천역 민자역사 철거 결정이 이뤄진 데 이어 동인천역 일원 복합개발 사업을 위한 보상 작업이 올해부터 추진될 전망입니다. 아울러 인천역 공간재구조화계획 수립 용역이 지난해 12월 착수하는 등 원도심 역세권 개발에 시동이 걸렸습니다.
▷원도심의 교통 변화도 있나요.
인천지하철 3호선(연안역), 제2 공항철도, 연안부두 트램 등 원도심 주요 교통 현안이 인천시 제물포 르네상스 교통망 구축계획에 반영됐습니다. 제2차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포함될 전망입니다. 지난달에는 연안부두·옹진 섬 활성화를 위한 인천 3호선 연안역(가칭) 신설 주민공청회가 열리는 등 교통 소외지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영종도와 서구를 잇는 제3연륙교의 명칭 문제가 화제입니다.
제3연륙교는 중구 영종국제도시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총연장 4.67㎞의 해상 특수교량입니다. 올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제3연륙교가 개통되면 영종지역 주민들은 인천 내륙이나 서울·경기 일대를 더욱 수월하게 오갈 수 있습니다.
최근 연륙교 명칭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매우 큰데요. 중구는 지난해 8월 명칭 공모전을 추진한 결과 ‘영종하늘대교’ 1위, ‘하늘대교’가 2위, ‘영종청라대교’가 3위 ‘이음대교’가 4위를 차지했습니다.
구는 이들 명칭을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에 제안한 상태입니다.
일부에는 중구와 서구가 명칭 선정을 두고 마치 대립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이 이뤄질 겁니다.
인천경제청은 중구와 서구에서 제안한 명칭, 자체 조사를 통해 뽑은 명칭을 인천시 지명위원회에 전달합니다. 시 지명위원회는 심사를 진행해 명칭을 정하게 됩니다.
▷중구청장으로서 영종 등 지역 상징의 명칭이 적용되면 좋겠군요.
중구청장으로서는 저희가 발굴·제안한 명칭이 중심이 되길 희망합니다. 대한민국 관문 도시인 ‘영종국제도시’라는 위상에 주안점을 두면서 청라 주민의 의견 등도 포괄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명칭이 만들어진다면 좋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는 국내외 여객이 이용하는 만큼 종합적으로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인천=강준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