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는 럭셔리 뷰티의 '끝판왕(특정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대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향이 있어도, 가격이 비싸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값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여러 향수를 섞어 사용하거나 사용보다는 수집에 초점을 맞춘 이들도 많다.럭셔리 뷰티 플랫폼 알럭스가 고객과의 첫 만남 주제를 '니치 향수'로 택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깊이 있는 럭셔리를 선보이기 위해 니치 향수를 앞세워 오프라인으로 나왔다. 여기에 플랫폼만의 차별화를 위해 '아트'도 더했다. 조선 말기 지어진 흥선대원군의 별장에 알럭스가 등장한 까닭이다.

◆ 석파정과 만난 럭셔리 뷰티 '알럭스'
지난 21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의 주인공은 '알럭스'였다. 알럭스의 '아트 오브 럭셔리(Art of Luxury)' 전시가 방문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따르면 실제 아트 오브 럭셔리 전시 관람객은 평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알럭스는 첫 오프라인 행사 장소로 석파정이 있는 서울미술관을 택했다. 석파정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별장으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다. 안동 김씨 가문의 소유였지만 흥선대원군이 차지하게 돼 '왕이 사랑한 정원'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2012년 서울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알럭스는 전시는 물론이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예술품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문화재 '석파정'을 통해 '차별화된 럭셔리'를 전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는 총 4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물질적인 럭셔리 △영감을 주는 럭셔리 △정신적인 럭셔리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 등이다. 각 테마에서는 쿠사마 야오이, 앤디 워홀, 조선 백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참여작가는 총 18명이며, 작품 수는 26점이다.

알럭스는 각각의 공간에 니치향수 발향기를 설치해 체험형 럭셔리 전시를 만들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브랜드 향수를 체험하는 과정에서 명품 향수의 예술성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영감을 주는 럭셔리' 공간에서는 내추럴 스웨디시 브랜드 라부르켓의 대표적인 히노키 향이 공간을 은은하게 채워 시각과 후각을 아우르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시 공간을 채우는 향은 주기적으로 변경된다. 향수가 전시된 곳에는 QR코드를 부착해 브랜드 스토리와 상세 정보 확인도 가능했다.
전시 이외에도 알럭스는 브랜드 팝업존을 설치해 다양한 제품의 시향을 가능하게 했다. 전시를 둘러본 뒤 4층으로 올라가면 '메모 파리' 팝업존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브랜드 담당 직원이 메모 파리의 메인 향수와 2025년 주력 향수 등을 설명해주고 시향도 가능하다. QR코드를 통해 알럭스에서 원하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특히, 이날 가장 관심을 끈 콘텐츠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향수 마스터 클래스'다. 석파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서울미술관 별관 VIP 라운지에서 전문가와 함께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는 클래스로, 브랜드 소개와 대표 향수를 시향하는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했다.
프랑스의 니치 향수 브랜드로 유명한 '엑스니힐로' 클래스에는 김준석 쿠팡 팀장, 이설희 신세계인터내셔날 엑스니힐로 매니저, 김미영 갤러리아 명품관 스토어 매니저 등이 참석해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특징 등을 설명했다. 또, 봄 추천 모델인 '스파이키 뮤즈'를 시향하고, 엑스니힐로가 제안하는 다양한 레이어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는 매달 새로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교육 전문가를 초청해 주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 입장료는 2만원이며, 쿠팡 와우회원은 10% 할인 금액으로 구매 가능하다.

알럭스 관계자는 "마스터 클래스는 럭셔리 향수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문법과 비법을 깊이 있게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전혀 새로운 문화 경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알럭스, 럭셔리 뷰티 강화한다
알럭스는 오프라인 진출과 동시에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더 강화할 계획이다.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로, 지난해 10월 쿠팡이 기존의 로켓럭셔리만 떼어내 새로 선보인 플랫폼이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품격에 차별화된 로켓 서비스를 더해 전에 없던 쇼핑 경험을 선사한다는 의미다.
알럭스는 백화점 명품관의 온라인 버전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검은색과 흰색을 주로 사용했으며 쿠팡 앱에서 주로 사용해온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등은 배제했다.

인디 화장품(온라인 기반의 소규모 브랜드)은 입점도 불가능하다. 쿠팡 측에서 알럭스 판매 기준을 ‘럭셔리’로 정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등급은 크게 △럭셔리 △프리미엄 △인디 등으로 나뉜다. 인지도, 가격, 헤리티지(브랜드 가치) 등이 그 기준이다.
알럭스가 엄선한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직매입해 고객들에게 빠른배송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명품 버티컬 서비스와 차별화했다. 또, 모든 제품은 직매입한 정품이며 시그니처 패키지에 담겨 로켓배송으로 당일 또는 다음날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알럭스는 지난 7일 배우 김고은을 첫 앰배서더로 발탁, 럭셔리 뷰티 시장 내 플랫폼 존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재 조 말론 런던 비롯해 로라 메르시에, 랑콤, 데코르테 등 30여개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