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3일 14: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옛 메타버스 ‘대장주’ 맥스트가 기업 정체성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비트코인을 떠올리게 하는 '비트맥스'로 사명을 바꾸고, 가상자산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인수합병(M&A) ‘큰손’으로 꼽히는 김병진 플레이크 회장에 매각된 뒤 곧바로 벌어진 일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트맥스는 최대주주가 기존 박재완(창업주) 외 4인에서 메타플랫폼투자조합으로 변경됐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은 지분율 18.16%(676만2746주)를 갖게 됐다.
비트맥스 지분 매입을 위해 메타플랫폼투자조합은 약 100억원을 들였다. 창업주인 박재완 대표의 보유지분 390만주(12.88%) 가운데 90만100주(2.87%)를 30억원에 인수했고, 7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586만2646주를 매입했다.
메타플랫폼은 김 회장이 사실상 보유한 회사다. 최대 출자자가 김 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플레이크다. 김 회장은 경남제약, 라이브플랙스, 클라우드에어 등 여러 기업 인수와 매각을 통해 차익을 거둔 인물이다. 현재 딥마인드플랫폼, 한국첨단소재 등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비트맥스는 이날 김 회장과 홍상혁 딥마인드플랫폼 대표 등을 사내이사에 선임했다. 홍 대표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비트맥스 주요 사업과 관련해서도 암호화폐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주총에서 신규 사업 목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가상화폐 투자업 △토큰 발행 및 토큰증권(STO) 관련 사업 등을 추가하면서다.
비트맥스는 과거 메타버스 사업에서 ‘대장주’로 꼽히던 회사다. 2021년 7월 공모주 청약에서 33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목 받았다. 1만5000원의 공모가격으로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고가는 4만2595원, 시가총액은 8000억원에 육박했다.
증권사에서도 이 회사의 잠재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당시 상장 주관사 하나금융투자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2020년 89억2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2023년에는 82억300만원의 이익을 거둘 거라고 예측했다. 주당 1만1000~1만3000원의 희망 공모가격을 책정한 배경이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었다. 비트맥스는 2022년 150억원, 2023년 132억31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1주당 1200~15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2일 종가(1420원) 기준 445억4000원에 불과하다.
김 회장이 새 먹거리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을 꺼내 들면서 비트맥스의 변화에 관심이 모인다. 그간 여러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하며 차익을 거뒀던 인물이어서다.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가상자산 사업을 중심으로 겉모습을 바꿔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