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가운데 수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세 곳 중 한 곳이 한계기업일 정도로 경영이 악화했다.
12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작은 기업을 의미하는 한계기업 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21.8%였다. 한계기업 비율은 2020년 15.3%에서 2021년 16.2%, 2022년 17.7%, 2023년 19.1%로 매년 상승했다.
기업 수로 보면 상장 한계기업은 2020년 334개에서 작년 9월 584개로 250개 늘었다. 지난해 9월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율은 각각 10.8%(144개), 32.8%(440개)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높았다. 상장 대기업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까지 7%대에 머무르다가 지난해 10%대로 급등했다. 대기업마저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계기업의 경영 지표는 급격히 나빠졌다. 2020년 121.6%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67.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차입금/자산)는 27.7%에서 40.7%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상장 한계기업의 56.2%(328개)가 제조업이었고, 정보통신업 14.6%(85개), 도소매업 8.7%(51개)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 부진과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신정부 출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