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고, 담배 피우고... 배우 송혜교의 새로운 도전이 나름의 수확을 거뒀다. 영화 '검은 수녀들'이 개봉 3주 만에 손익 분기점(160만명)을 돌파했다. 송혜교가 주연을 맡은 한국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은 수녀들'은 지난 주말(7~9일) 8만 3540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160만 315명을 기록했다.
'검은 수녀들'은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구마 의식에 나선 유니아(송혜교)와 미카엘라(전여빈)의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 영화다. 2015년 장재현 감독의 연출로 544만 관객을 모아 오컬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로, 세계관을 확장하고 여성 캐릭터 중심의 서사로 변주해 신선한 재미를 선보였다.
제작비 103억 원을 들인 '검은 수녀들'은 당초 손익 분기점 230만 명 이상으로 알려졌으나 160개국 해외 선판매를 체결해 손익 분기점이 160만 명으로 조정됐다.
송혜교는 2014년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1년 만에 선택한 한국 영화인 '검은 수녀들'을 통해 필모그래피에 특별한 한 획을 긋게 됐다.
그는 드라마 '가을동화'(2000), '올인'(2003), '풀하우스'(2004), '그들이 사는 세상'(2008), '태양의 후예'(2016), '더 글로리'(2022)까지 출연하는 드라마 족족 높은 시청률, 화제성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둬왔다.
하지만 영화의 경우 상황은 좀 달랐다. '파랑주의보'(2005), '황진이'(2007), '페티쉬'(2010), '카멜리아'(2010) 등의 한국 영화와 '태평륜' 시리즈 (2016~2017) 등에 출연했으나 국내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기적으로 극찬 세례를 받은 '더 글로리' 이후, 자신이 가장 잘하는 멜로를 벗어나 다시 한번 장르물을 선택한 것이 송혜교에게 묘수가 됐다. 송혜교는 "얼굴로 승부 볼 나이는 지났다"면서 '검은 수녀들'을 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송혜교는 흡연자인 유니아 수녀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6개월간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촬영 전부터 수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이들의 생활에 대해 세심히 살피기도 했다고.
수녀인 송혜교, 전여빈이 벌이는 허락되지 않은 구마 의식과 한국의 무속신앙을 함께 선보이며 신선함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악령의 곁에서 라틴어로 주기도문을 외우는 수녀들과 바깥에서 북을 치며 경문을 외는 무속인들이 함께하는 독특한 장면이 연출됐다.
배우들은 설 연휴 기간에도 무대인사를 다니며 '검은 사제들' 홍보를 위해 열을 냈고, 송혜교는 이에 더해 23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데뷔 이후 최초로 유튜브에 브이로그를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스오피스 성적은 배우 개인의 화제성에 비해 아쉽다. '검은 수녀들'은 전주보다 두 계단 하락해 4위를 차지했다. 권상우의 '히트맨2', 도경수의 '말할 수 없는 비밀', 하정우의 '브로큰'에 밀렸다. 평점 또한 CGV골든에그지수는 75%, 네이버 실 관람객 평점은 6.53에 그쳤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