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 구조인 ‘대왕고래’가 탐사 시추 결과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자 관련 테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7일 한국가스공사는 13.82% 급락한 3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가스관 부품 생산기업 화성밸브와 강관 제조업체 넥스틸은 각각 16.26%, 11.22% 하락했다. 이 밖에 한국ANKOR유전(-17.57%), 한국석유(-13.80%), 흥구석유(-9.08%), 동양철관(-10.06%) 등 ‘대왕고래 테마주’로 묶인 종목이 일제히 급락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중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 대왕고래 프로젝트 탐사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잠정 결론이 나오자 관련 종목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대왕고래 구조에 대한 탐사 시추 결과 경제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대왕고래 구조의 추가 탐사나 시추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왕고래 유망 구조 탐사 시추는 지난해 12월 20일 시작돼 이달 4일 종료됐다.
대왕고래 대표 테마주인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지난해 6월 정부의 탐사 시추 발표 이후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탐사 시추 관련 기자회견 당일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하루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윤 대통령 담화 직후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140억 배럴 정도”라며 “동해 석유·가스전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다섯 배 수준”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발표 직후 20여 일 만에 113%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월 2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사업 추진 발표 이후 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2·3 계엄 사태로 국정 과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말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요금 인상과 배당 재개 가능성 등 한국가스공사의 주요 투자 포인트가 대왕고래 테마에 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한국가스공사 목표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원으로 내리며 “한국가스공사 투자 포인트는 ‘요금 인상을 통한 미수금 회복과 이를 이용한 배당 재개’지만 정치적 상황으로 쉽지 않게 된 데다 동해 가스전 테마 때문에 극심한 주가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