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5일 10: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파괴적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생성형AI, 가상현실, 뉴로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술 발전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업무 환경과 기업 문화, 노동 시장 또한 급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성원들의 정신건강과 웰빙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으며, 일과 업무에 대한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앞으로의 차별화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일에 달려 있다. 조직은 과거에 주력했던 기술적 스킬 훈련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지금과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인적 역량을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조직이 인간과 첨단 기술의 강점을 융합해 새로운 일의 방식을 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딜로이트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 73%는 조직 내 인적 역량이 기술 혁신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그에 대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조직이 ‘상상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상력, 호기심, 공감과 같은 인적 역량은 불안감의 해독제이자 상상력의 자양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한 AI 스타트업 창업자의 사례가 이러한 상상력 부족 문제를 잘 보여준다. 그는 생성형AI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최고의 AI 전문가들을 채용하여 기술 전문성 있는 팀을 구성했지만, 6개월 후 팀원들이 매일 CEO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묻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는 결국 부족했던 것이 기술적 전문성이 아니라 창의성, 호기심, 상상력, 공감임을 깨달았다. AI 전문가들이 AI의 질문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처리하고, 오류를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조직이 상상력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단기적 해결책을 우선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응력, 회복력, 상상력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다수 조직에서 이러한 전환은 성공에 대한 재정의를 필요로 하며, 이는 인간과 기술이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의 방식을 반영한다.
조직은 다음의 4가지 핵심 단계를 거쳐 조직 내 인적 역량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첫째, 전반적 인력 전략의 일환으로 인적 역량 개발을 체계화해야 한다. 인적 역량 개발의 첫 단계는 조직의 집단적 인적 역량, 특히 공감과 호기심을 진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기술적 스킬을 측정하는 데 익숙하지만, 인적 역량은 하드 스킬처럼 단순하지 않다.
우선 동료 및 관리자의 피드백과 평가, 의견을 수집할 수 있고, 심리 측정 및 시뮬레이션, 과제 등 디지털 측정 도구를 활용할 수도 있다. 구성원 본인이 동의한다면 AI 툴로 업무 흐름에서 오디오나 비디오 회의 등 구성원의 일상적인 행동과 성과를 분석해 인적 역량을 추론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인적 역량을 진단하고, 역량 격차를 좁히기 위한 개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상상력을 발동해 인적 지속가능성을 강화해야 한다. 오늘날 구성원들은 과거보다 더 큰 자율성을 부여받고, 일에서 더 큰 의미를 찾고 있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외부의 보상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그 결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때 진정한 보상이 이뤄진다. 따라서 리더들이 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모델과 여건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심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해 볼 안전한 장소와 시간이 주어진다면, 구성원들은 맡은 직무 외의 일이라 할 지라도 인적 역량을 연마하고 개발시킴과 동시에 조직과 자신을 위해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셋째, 구성원, 팀, 리더에게 인적 역량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태도를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에서 ‘내가 어떤 잠재된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가’로 하루 아침에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리더는 호기심과 공감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이를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야 한다. 특히 리더들이 호기심을 실천하는 방법은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것이다. 많은 리더들은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을 도출하고 조직 내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넷째, 구성원들에게 탐색, 실험, 파괴, 공동 창조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해야 한다. 혁신을 촉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첨단 기술을 활용해 동료들과 함께 탐색하고 실험하며, 협업할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Digital Playground)’를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놀이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와 지원을 제공하면 구성원들은 그동안 두려움으로 감췄던 호기심을 발휘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리더들은 혁신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대신 구성원들에게 툴을 제공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기술에 의존하는 세상에서 인적 역량을 우선시하는 것은 조직의 책임이다. 조직은 호기심, 창의력, 비판적 사고를 가진 인재를 채용하고, 모든 직원의 역량을 개발하며, 실험할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자율성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상상력과 재창조는 리더만의 것이 아니며, 리더가 구성원에게 상상력을 기대할 때, 구성원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조직은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