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아이브(IVE)가 특유의 당찬 '애티튜드'로 다시 K팝 신을 달군다. 다양한 글로벌 무대에서 실력을 다진 이들은 또 한 번의 성장을 자신했다.
아이브(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세 번째 EP 앨범 '아이브 엠파시(IVE EMPATHY)'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아이브의 컴백은 지난해 4월 발매한 두 번째 EP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리즈는 "2025년 새해부터 좋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고, 컴백 당일 생일을 맞은 레이는 "생일에 앨범이 발매되는 게 너무 기쁘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이브 엠파시'는 아이브를 상징하는 '주체적인 자신감'을 재차 강조한 앨범이다. 선공개 타이틀곡 '레블 하트'와 새로 선보이는 타이틀곡 '애티튜드'를 비롯해 사랑에 빠진 주인공이 상대방을 해로운 감기에 빗댄 '플루', 따뜻한 분위기의 '유 워너 크라이', 멤버 리즈가 처음으로 작사에 참여한 '땡큐', 에너제틱한 바이브의 '애티튜드', 리드미컬한 힙합 리듬의 'TKO'까지 총 6개 트랙이 수록됐다.
데뷔 때부터 아이브는 '자기애'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솔직하고 당찬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는 '자기 확신', '자기애'라는 시그니처에 '공감'을 더해 한층 확장된 정체성을 담아냈다.
다양한 서사를 가진 반항아들의 연대 행진을 그렸던 '레블 하트'에 이어 또 다른 타이틀곡인 '애티튜드'로는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건 나의 '태도'뿐이기에, 바꿀 수 없는 상황을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노래한다. 장원영이 데뷔 후 처음으로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이다.
긍정적인 사고와 마인드로 지난해 '럭키비키' 신드롬을 일으켰던 장원영은 작사에도 이를 담아냈다고 했다. 그는 "작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꾸준히 수록곡 등의 가사를 써왔다. 팬들과 회사에서 좋아해 줘서 먼저 타이틀을 써보겠다고 의견을 표했다"면서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받아들이는 유쾌한 마음가짐을 가사에 담아봤다. 날 '럭키비키'로 많이 사랑해 주신 만큼 그 마인드를 장착해 작사했다"고 밝혔다.
수잔 베가의 '톰스 디너'를 샘플링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큰 사랑을 받았던 '애프터 라이크'도 미국 디스코 가수 글로리아 게이너가 1978년 발표한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를 샘플링한 곡이었다. 안유진은 "우리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샘플링도 그 중 하나"라면서 "샘플링한 곡이지만 뻔하지 않고 매력적인 우리만의 스토리로 풀어내려 했으니 새롭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컴백 전 신곡 '레블 하트'를 선공개한 아이브는 음원차트 상위권으로 직행하는가 하면, 음악방송 6관왕까지 달성하며 또 한 번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안유진은 "음악방송에서 1위를 많이 해서 감사했다. 이번 앨범이 나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더 나아가 공감에 관해 이야기하는 건데 그런 음악적 성장에 대해 알아준 분들이 많아서 뿌듯했다. 열심히 연습하고, 월드투어를 통해 퍼포먼스적으로 성장한 부분을 칭찬해 준 것도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활동을 통해 성장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아이브였다. 이들에게는 이미 '완성형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중이다.
장원영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시선들이 새로운 자극이 되는 것 같다. 도전하는 데에도 큰 힘을 받는다. 하지만 우린 늘 해온 음악과 무대를 하면서 우리들만의 스탠스로 나아가고 있다. 그 흐름을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리즈는 "어떠한 수식어를 붙이기보다는 '아이브는 아이브답다'는 표현이 우리에게 제일 잘 맞는 것 같다. 우리의 당당함을 표현할 수 있는 팀 구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브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지금까지 당당함과 나르시시즘의 아이덴티티를 많이 표현해 왔다. 그 부분이 가장 아이브답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많은 분이 '성장형'이라고 말해주더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성장할 수 있는 그룹이 바로 아이브"라고 답변했다.
안유진은 "매 앨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이브는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믿고 들을 수 있는 그룹이라는 인식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아이브는 청소년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팀이다. 이와 관련해 장원영은 "우리의 행동을 보고, 우리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라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까 아무래도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언행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긍정적인 영향만 끼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긍정적인 사고와 마인드로 화제가 된 '럭키비키 신드롬'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장원영은 "그냥 장원영답게 살아온 건데 어느 순간 대중분들이 그걸 좋게 봐주시더라. 다시금 옳고 선한 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원영적 사고', '럭키비키' 등의 수식어 덕에 역으로 내게 긍정적인 영향이 오는 것 같다. 이게 또 한 번 진정한 '럭키비키'이지 않을까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2021년 데뷔한 아이브는 '일레븐'을 시작으로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 '키치', '배디', '아이엠', '해야' 등 모든 발표곡을 히트시키며 K팝 대표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약 아시아·미주·유럽·남미 등 19개국 27개 도시에서 총 37회 진행한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글로벌 인기까지 입증했다. 미국 '롤라팔루자 시카고'와 일본 최대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 2024'에도 올라 실력을 뽐냈다.
안유진은 '완성형 아이돌' 수식어를 재차 언급하며 "데뷔 초부터 이 말을 들었다. 우린 아직 너무 부족하지만 이 수식어에 맞게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다. 아직 그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무대 경험을 통해 여유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더 다양한 팬들을 만나고 싶고, 더 다양한 팬들이 생겼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더 큰 무대에 서고 싶다면서 "레이의 고향인 일본 나고야에서는 아직 공연을 해본 적이 없다. 그곳에서 꼭 무대를 했으면 한다. 또 지난번 월드투어보다 조금 더 큰 규모로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아이브의 세 번째 EP '아이브 엠파시'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