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차 중견배우 차영옥이 혼인빙자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었다고 고백했다.차영옥은 지난 30일 방송된 MBN '특종 세상'에 출연해 "부자 역할을 하니 실생활이 그런 줄 알더라.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랬다"며 "한 인간을 만나 사랑에 눈이 멀어 망가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7년 전 한 모임에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결혼을 약속하며 연인관계를 지속했다. 차영옥은 "20대 때 다 연애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저는 아버지가 엄해 그러지 못했다. 콩깍지가 씌더니 헤어 나오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차영옥은 "자신이 시행사 대표라며 300억 원이 든 통장 사진을 보내며 계속 사탕발림하더라"라고 남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6000만원을 빌려주면 한 달에 1억~1억 2000만원까지 늘려주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다른 사람 명의의 통장으로 넣으라고 했다. 다른 사람 같으면 의심을 했을 텐데 난 결혼할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했다"고 말했다.
차영옥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2억 원을 남성에게 빌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빌라 사업을 하니 금방 돈이 수억이 들어온다고 하더라. 먼저 가져간 2억을 받기 위해 또 2억을 빌려줬고 당시 아파트와 부동산을 마련해놨는데 그건 이제 다 날아갔다. 이자까지 따지면 5억이 넘고, 6억 정도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남성에게 속아 전 재산을 잃은 차영옥은 현재 항혈전제, 항우울제 등을 먹으며 버티고 있었다. 그는 "사람에게 이렇게 배신감을 느낀 것은 일생일대 처음"이라며 "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어 놓고, 흔히 '빨대 꽂아서 쪽쪽 빨아먹는다'는 말처럼 된 것"이라며 울었다.
이어 "뭘 먹지도 못하고 울기만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여 망막 출혈이 왔다. 그때부터 병원 순회공연을 했다"며 "여태 쌓아온 내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후회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