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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본 그곳을 찾아, 도솔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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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본 그곳을 찾아, 도솔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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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인지, 그곳이 어딘지, 꿈에서 본 듯한 아득한 그곳을 찾아 굽이굽이 산길을 오른다. 바로 옆으론 천 길 낭떠러지, 하늘과 육지 사이는 탄성을 일으킬 만큼 아름답다.




    남도의 금강산, 달마고도의 도솔암 가는 길

    전남 해남, 호남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달마산(해발 489m)은 남도의 금강산, 소금강으로도 불리며 ‘달마고도’라는 트레킹 코스로도 각광 받는다. 하지만 딱히 산행을 즐기지도, 익숙하지 않아도 괜찮다. 부처님의 가피가 내린 듯 초보자들도 달마산의 신비로운 자태를 감상하며 가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 바로 ‘도솔암’ 가는 길이다.


    도솔암 주차장에서 암자까지는 걸어서 20분, 코스는 짧지만 가는 길에서 만나는 풍경은 2박 3일을 종주해야 만나는 풍경만큼 값지고 귀하다. 도솔암은 달마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도솔봉에 위치한다. 암릉과 암석이 사방 천지에 호령하듯 위세를 떨치는 이곳에 어찌 암자를 세웠는지 놀랍기만 하다.




    도솔암은 미황사의 12 암자 중 하나로 유일하게 복원되었는데, 그 과정조차 신묘하다. 지난 2002년 오대산 월정사에 계셨던 법조 스님은 3일 연속 꿈속에서 도솔암을 본다. 달마산 자락에 있던 12 암자는 오래전 그 흔적이 사라진 뒤다.




    스님은 꿈속 그곳을 찾아 달마산을 오르고 지금의 암자 터를 발견한다. 이후엔 일사천리, 도솔암은 그로부터 32일 만에 복원 중창했다고. 통일신라 경덕왕 8년(749)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은 도솔암을 기도 도량으로 삼아 수행정진 했다고 전해진다.

    뾰족뾰족한 기암괴석은 신선이 쌓아 올린 돌탑 같고, 그 사이에서 바라보면 다도해의 절경은 비단을 펼쳐놓은 듯 윤기가 난다. 도솔암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 곧 꿈속에서 봄 직한 그곳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경사진 흙길에는 저마다의 소망을 적은 까만 기왓장이 줄을 서 있다.




    그 길 끝에는 널따란 석축, 계단을 오르면 두 개의 암벽 사이에 도솔암이 자태를 드러낸다. 기도는 이렇게 은밀한 곳에, 깊은 곳에서 해야 더욱 잘 이뤄지는 것일까? 더욱 잘 닿는 것일까? 커다란 이무기 같은 서어나무가 스님 대신 도솔암을 지키고 있고, 달마산에는 하얀 눈이 부서지며 떨어진다.




    도솔암 오는 길에 만났던 노모는 걸음이 느려, 가는 길에도 다시 한번 만났다. 어쩌면 꿈은 이루는 것보다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길이 더욱 값진지도 모르겠다. 노모와 함께 느린 걸음을 걷고 있는 아들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함께 나누는 걷기 여행의 기쁨
    매년 3월에 열리는 달마고도 힐링축제에서 걷는 묘미에 빠져든다. 올해 축제는 3월 22일 달마고도 일원(미황사 등)에서 개최된다. 달마고도는 총연장 17.74km로 미황사에서 시작해 큰바람재, 노시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 주능선 전체를 아우르는 걷기길이다.



    달마고도는 1코스 출가길(2.71km 50분), 2코스 수행길(4.37km 1시간 50분), 3코스 고행길(5.63km 2시간 10분), 4코스 해탈길(5.03km 2시간 10분)로 이뤄지며 모두 사람의 손으로 길을 닦아 자연경관 그대로를 유지하고자 했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사진 = 이효태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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