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에게 남긴 편지엔…"4년간 행운 가득하길"

백악관을 떠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자신의 경쟁자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 퇴임하면서 백악관 집무실의 이른바 '결단의 책상'에 "제가 이 신성한 집무실을 떠나면서 저는 향후 4년간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는 편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역사의 피할 수 없는 폭풍 속에서 미국 국민,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백악관에서 안정(steadiness)을 찾기를 바란다"면서 "향후 수년이 미국에 번영과 평화, 은혜의 시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건국된 이래 신이 미국을 축복하고 안내했던 것처럼 그가 당신을 안내하고 축복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편지엔 '조 바이든'이란 서명과 '2025년 1월 20일'이란 날짜가 적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발표를 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에 대해 "약간 영감을 주는 유형의 편지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즐기면서 일을 잘하라는 내용이었고,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내용이었다"며 "나는 그것이 좋은(nice) 편지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결단의 책상' 위에 후임자를 위한 손편지를 남겨두는 전통이 있다. 미국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편지를 남기는 전통은 1989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그 자리를 이어받으면서 시작됐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자신을 이을 새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덕담과 당부 글을 남기는 것이 관례적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임자이자 4년 전 자신에게 편지를 남긴 전임자에게 이 서한을 쓰는 독특한 위치에 선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800년대 후반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처음으로 연임하지 않은 대통령이다.

2021년 당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는 불참했지만 손편지는 남겼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가 매우 관대한 편지를 남겼다"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