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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유출 막는다…M&A 심사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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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한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분야 뿐 아니라 금속, 화학 등 소재 분야까지 국가핵심기술에 포함시키는 등 기술 보호 강도도 높인다. 핵심기술 해외 유출 시 벌금 규모도 4배 이상 높이고, 핵심 인력에 대한 관리 체계도 정교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제58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개최하고 ‘제5차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3년 주기로 산업기술보호 정책의 중기 ‘청사진’격인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5차 종합계획을 통해 정부는 보호 필요성이 높은 국가핵심기술의 신규 지정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설계 및 제조공정 기술(배터리 분야), 합성개구레이다(SAR) 탑재체 제작 및 검증기술(우주 분야) 등 국가안보·국민경제 관련성이 높은 유망기술들을 국가핵심기술 지정할 계획이다.

국가핵심기술에 ‘소재분야’(금속, 화학, 세라믹) 신설하고, 소부장특별법 상 핵심전략기술을 산업기술로 포함해 보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13개 분야 76개 항목으로 구성된 국가핵심기술엔 소재 분야 가운데 철강 분야만이 등재돼있다. 이를 소재 분야 전반으로 넓히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에 소재 분야가 추가될 경우 반도체, 원자력, 수소 등 첨단 분야 뿐 아니라 제련, 화학 등 기간 산업 관련 기술까지도 국가핵심기술 등재가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벌어진 경영권 분쟁에서 이슈가 된 제련 분야의 국가핵심기술 등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강화된다. 산업부는 기술보유확인제 및 등록제 도입을 통해 국가핵심기술 보유 예상 기업을 신속히 식별해 보호제도 내 편입할 방침이다.

국가핵심기술 수출·M&A 심사제도도 정비한다. M&A에 대한 전문적인 심사를 위해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에 ‘M&A 분야’ 신설한다. 해외 인수 합병 심사 시 ‘국가안보’외에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국민경제 영향’까지 검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는 50% 이상인 외국인의 범위 및 지배권 취득 기준 역시 실질적 지배권 행사 여부 등을 감안해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관의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않더라도 실질적 지배권이 있다면 정부의 통제 범위 안에 두겠다는 것이다. 미승인·미신고 수출 및 M&A에 대해서는 산업부장관이 직권으로 중지·금지·원상회복 명령이 가능토록 제도도 개선한다.

그간 긴 심사 과정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컸던 수출 심의 제도도 개선한다. 정부는 기술유출 가능성이 낮은 핵심기술 수출행위에 대해선 수출심의 절차를 일부 간소화 또는 면제할 방침이다. 수출 심의기간 단축 위해 기술심사 상한제(45일. 최대 1회 45일 연장) 도입해 신속한 기술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 강화한다. 해외유출 범죄 구성요건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변경하고 핵심기술 해외 유출 시 벌금도 최대 15억워에서 65억으로, 징벌적 손해배상한도도 3배에서 5배로 확대한다.

대학, 중소기업 등 기술 유출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정부는 대학·중소기업 대상으로 보안 인프라 구축, 보안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유출 주체인 핵심인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안보상 우려가 있는 외국인 연구자에 대한 비자심사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주요국들은 국가·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자국의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안보 체계를 내실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오늘 수립한 중장기 기술보호 정책방향을 근간으로 우리의 기술보호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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