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1월 수도권 분양 시장에는 약 600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지난해 같은 달(1만2067가구)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서울과 인천 검단, 송도국제도시 등에서 청약 일정이 대부분 내년 3월 이후로 미뤄진 탓이다.
업계에선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분양가 조정 압박,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급 계획을 잡지 못하거나 연기하는 등 고민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새 아파트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만큼 수도권 분양시장은 연초부터 달아오를 전망이다.
○서초구 최대어 ‘래미안 원페를라’ 관심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월 수도권에선 총 5900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2032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서울에서 1개 단지, 1097가구가 공급된다.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가 주인공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총 16개 동 규모로 지어진다. 1097가구 중 482가구(전용면적 59~120㎡)를 일반에 공급한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157가구)와 84㎡(265가구)가 많다.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교통이 좋아진 내방역이 가까이 있다. 단지는 평지에 들어선다. 동작대로와 이수 고가차로를 통해 강북이나 여의도 등으로 이동하기도 쉽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는 3.3㎡당 6500만~67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급한 디에이치 방배(3.3㎡당 6496만원)보다 조금 높다. 단순 계산으로 전용 59㎡는 16억~17억원, 84㎡는 22억~23억원이 될 전망이다. 연초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인천에선 다음달 분양을 계획 중인 단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2~3월께 서구 검단신도시와 미추홀구 학익동 등을 중심으로 일부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단지는 미추홀구 학익동 587 일대에 공급되는 시티오씨엘7단지다. 9개 동 최고 42층 규모로 지어진다. 1478가구를 모두 일반분양한다.
○양주, 의정부 등 경기 북부 지역 ‘출격’
경기에서도 양주, 화성, 오산 등 외곽 지역 물량이 분양 대기 중이다. 총 4개 단지 4803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일반공급 물량은 1550가구다.
경기 북부에선 한양건설이 양주시 백석읍 오산리에서 ‘양주 백석 한양립스’를 내놓는다. 지하 1층~지상 23층, 25개 동, 1556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46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 59~84㎡ 중소형 면적 위주로 이뤄진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한다. 4베이(방 3개와 거실 전면 향 배치) 판상형 위주로 설계해 채광과 통풍, 개방감이 좋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같은 달 의정부시 호원동 281의 21 일원에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를 분양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33층, 12개 동, 총 1816가구(전용 39~84㎡) 규모다. 이 중 674가구(전용 59·84㎡)를 일반에 공급한다. 도봉구와 노원구가 단지 반경 3㎞ 거리에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회룡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 시청역과 강남구청역 등 주요 업무지구까지 40분이면 닿는다.
경기 남부권에선 금호건설이 오산시 세교2지구 A12블록에 주거 브랜드 ‘아테라’를 내세운 단지를 내놓는다. 지하 2층~지상 25층, 6개 동, 59㎡ 단일 평형으로 433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221가구는 일반분양 몫이다. 전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해 통풍과 채광, 개방감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서희건설은 화성시 비봉면 구포리 1028 일대에 ‘화성 야목역 서희스타힐스 그랜드힐’을 공급한다. 총 998가구 중 19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연내 공급하지 못한 단지가 어수선한 연초보다는 내년 2~3월까지 밀리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새해 수도권 분양시장에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