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들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휩쓸고 있다. 가전, 모빌리티 등 한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에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성공적으로 결합하면서 거둔 성과다.
25일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한국 기업은 총 6곳이다. 19개 수상 기업 중 3분의 1이 한국 업체다. 미국(6곳)과 공동 1위다. 혁신상 부문에선 한국 기업이 129개에 달했다. 총 수상 기업 292개사 중 절반에 육박한다. CTA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혁신상 수상 기업을 포함해 CES 개막일인 내년 1월 7일까지 총 500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인데, 40% 이상이 한국 업체가 될 것이라는 게 산업계의 전망이다.
CES 혁신상은 심사위원 100여 명이 수상을 신청한 3400여 개 업체 중 기술성·심미성·혁신성이 뛰어난 제품과 기업을 선정해 수여한다. 한국 기업은 안정적 기술력과 혁신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전, 전자제품 등에 AI를 접목한 기술들이 호평을 받았다. AI를 활용해 책 내용을 디지털화한 웅진씽크빅의 ‘북스토리(Booxtory)’가 대표적이다. AI가 적용된 전자 기기가 책을 읽어주는 동시에 음성, 시각효과 등을 제공한다. 독서가 어려운 저연령대와 발달장애인의 독서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의 이어폰 ‘갤럭시 버즈프로3’(사진)는 AI 기반의 음성 번역 기능으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언어 장벽을 제거했다며 호평을 얻었다.
금융범죄를 막는 AI 기술도 주목받았다. SK텔레콤은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슈프리마 AI의 ‘Q-비전 프로’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방지 AI를 설치하는 기술로 최고혁신상에 뽑혔다.
모빌리티와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뽐냈다. 모두 한국이 ‘미래 먹거리’로 꼽는 분야다. 니어스랩의 ‘스테이션 포 드론 퍼스트 리스폰더’는 드론이 비행 승인을 자동으로 얻어 경찰 운영 시스템과 원활하게 통합되는 시스템이다. 도시 내 긴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아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한양대는 가상현실(VR) 기술로 이명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 기기 ‘TD 스퀘어’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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