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위협이 점입가경이다. 비상계엄 직후부터 ‘내란 잔당’ 딱지를 붙여 탄핵설을 흘리더니 갈수록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양곡관리법 등 6개 악법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빌미로 탄핵을 시도하다가 여론에 밀려 포기한 게 바로 지난주다. 엊그제는 내란특검법, 김건희여사특검법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시한(24일)까지 공포하지 않았다며 만장일치로 탄핵을 당론 가결했다.
다행히 막판에 탄핵안 발의를 보류했지만 민주당은 최후통첩하듯 또 한 번 탄핵 시한을 제시했다. 오늘(26일) 본회의에서 임명 동의 예정인 헌법재판관 3명을 즉시 임명하지 않으면 참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권한대행을 ‘내란 대행’으로 칭하고 ‘마지막 세 번째 시간을 주는 것’이라며 거칠게 압박했다.
한 권한대행이 “특검법, 헌법재판관 문제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줄 것”을 요청한 게 탄핵 급발진의 배경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회의 집단적 의사결정을 대행이 거부하는 것은 헌법질서 문란이자 내란행위”라고 강조했지만 공감하기 어렵다. 특검법은 위헌 논란이 크고,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도 공방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총리 시절 계엄 국무회의 소집, 채상병·김건희특검법 거부권 행사 건의, 한동훈·한덕수 체제 시도 등 탄핵 사유도 이해하기 어렵다. 모두 공직자를 파면해야 할 중대한 법적 하자로 볼 수 없다. 요건과 명분을 충족하지 못한 사유로 탄핵을 결행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중대한 훼손이기도 하다.
중립 의무를 지닌 우원식 국회의장의 야당 편들기도 개운치 않다. 우 의장은 특검법·헌법재판관 문제는 정치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며 한 권한대행의 결단을 촉구했다. 우 의장이 “대행 탄핵 의결정족수는 내가 판단할 일”이라며 ‘151명’에 무게를 실은 것도 부적절하다. 야당 제안으로 오늘부터 가동되는 여야정협의체를 중심으로 정치를 복원하는 게 난국 돌파의 유일한 해법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여당도 당리당략을 벗어나 상식과 합리를 살리는 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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