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에서는 인디 브랜드의 제품 수명을 통상 3~5년으로 본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 발달해 새로운 브랜드가 넘쳐나는 데다 한국 소비자는 유행에 민감해 선호 제품을 빠르게 바꾸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환경에도 삐아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장수 브랜드다. 미샤, 토니모리, 클리오 등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 브랜드를 제외하고 저가 브랜드 가운데 이렇게 오래 살아남은 건 사실상 삐아가 유일하다.
박광춘 삐아 대표(사진)는 “신규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질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며 “20년 동안 쌓아온 업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K뷰티가 인기를 끄는 지금이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타깃은 베트남과 일본이다. 박 대표는 “2022년 베트남 현지 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섰다”며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으로 중국에서 받은 타격을 베트남에서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은 최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역시 성장성이 크다고 봤다. 회사의 일본 매출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16%로 급증했다. 일본 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자국산 인디 브랜드가 없고, 소비자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주로 소비하는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박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는 건 입점 매장을 늘리면 매출이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팝업·드러그스토어를 중심으로 입점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을 위해 지난해 5월에는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박 대표는 “현지 법인을 통해 시장과 상권 조사를 면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해외 시장 확대 전략을 기반으로 3~4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현재 70%인 삐아 브랜드 매출 비중을 50%로 낮추고 어바웃톤, 에딧비, 이글립스 등 다른 브랜드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중장기 과제”라고 했다.
인천=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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